“물적투자에서 사람중심 투자로 재정투자 전환” “재정확대ㆍ재정 건전성 두마리 토끼 한꺼번에” [헤럴드경제=이해준ㆍ김대우ㆍ유재훈ㆍ배문숙 기자]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편성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올해보다 7.1% 늘어난 429조원으로 확정됐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사상 최대폭인 20% 삭감하는 등 기존 물적투자 예산에 대한 구조조정과 대기업ㆍ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등으로 확보한 재원을 일자리 확대와 취약계층 지원 등 복지 및 교육에 쏟아 붓는다.

특히 일자리와 복지 예산은 올해보다 12.9% 늘어난 146조2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전체 예산의 3분의1을 넘어 34.1%에 달한다. 교육(11.7%)과 행정(10%) 예산이 각각 10% 이상, 국방예산도 6.9% 증액되지만 SOC와 산업 분야 등 물적투자는 축소된다.

재정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출 구조조정으로 국가채무비율은 40%를 넘지 않는 등 재정건전성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2018년도 예산안’을 확정해 오는 9월1일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국회는 오는 12월 2일까지 내년 정부 예산안을 심의해 처리해야 한다.

내년 예산안의 총지출은 429조원으로 전년(400조5천억원) 대비 7.1%(28조4천억원) 늘어난다. 이는 올해 총지출 증가율(3.7%)의 2배에 육박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10.6%) 이후 9년만의 최대 증가율이다. 이는 또 내년 경상성장률 전망치(4.5%)보다 2.6%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재정의 선제적ㆍ적극적 운용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그동안의 물적투자를 이번에 사람중심 투자로 재정투입의 패러다임을 일대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첫 예산의 방점을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데 찍었다는 의미다.

12개 세부 분야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분야는 보건ㆍ복지ㆍ노동 분야로 12.9% 늘어난 146조2000억원이 편성됐다. 아동수당 신설, 기초연금 인상, 저소득층 기초생활보장 확대, 청년구직촉진수당 지급 등 국정과제가 반영된 때문이다. 이 가운데 새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일자리 예산은 19조2000억원으로 12.4%, 청년 일자리 예산은 3조1000억원으로 20.9% 늘어난다.

사람 투자의 또다른 축인 교육 예산은 64조1000억원으로 11.7% 늘어난다. 그동안 논란을 빚었던 누리과정 예산 2조1000억원도 전액 국고에서 지원된다. 이로 인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49조6000억원으로 올해(올해 42조9000억원)보다 15.4% 늘어난다.

반면 물적투자 축소 방침에 따라 SOC 예산은 20%(4조4000억원) 삭감된 17조7000억원으로 편성됐다. SOC 예산은 2016년(-4.5%)과 2017년(-6.6%)에 이어 3년 연속 삭감됐으며, 정부는 오는 2021년까지 연평균 7.5%씩 줄여나갈 방침이다.

내년 총수입은 447조1000억원으로 7.9%(32조8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세수입은 ‘부자증세’를 담은 세법개정과 세수자연증가 등으로 올해 242조3000억원에서 내년 268조2000억원으로 10.7%(25조9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도 관리재정수지는 28조6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6%, 국가채무는 708조9000억원으로 GDP의 39.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재정적자 및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1.7% 및 39.7%에 비해 각각 0.1%포인트씩 개선되는 것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새정부 정책과제의 차질없는 이행과 사람 중심의 지속성장을 위해 적극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며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함으로써 확장적 재정과 재정건전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