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뭐 말도 몬합니다. 유리창이 전부 가세(가장자리)가 눌러 앉았고요. 나도 몰랐지만 이사하면서 본께 장롱 뒤에가 전부 금이라. 보일러실도 사방에 금이 가있고….”
22일 오후 2시 행정안전부와 포항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급히 마련한 포항시 북구 장량동 장량1단지 휴먼시아 아파트에서 만난 김금례(가명ㆍ70) 할머니가 집에 대해 설명했다.
김 할머니는 북구 환호동 대동빌라에서 살고 있었다. 김 할머니는 “지진 날 때 나는 길 건너 아들네에 있었지요. 집이 마 휘청휘청하고 말도 아입니다. 아들네하고 다른 아들이 돈을 모아서 사준 집이거든요. 2년전에. 자기들도 어려운데 그래 사준 집이 이리 돼 버리니까 참 그렇지요”라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이삿짐을 풀고 싱크대에 그릇을 정리하며 “그동안 잠도 몬자고 가슴이 쿵쾅쿵쾅 그랬는데, 오늘이 이사하니까 제일 마음이 편합니다. 이제 살겠습니다”라고 했다.
이날 김 할머니를 비롯한 대동빌라 22가구 주민이 장량1단지 휴먼시아 아파트로 이사했다. 이외에도 포항 남구 청림동 우성한빛 25가구, 오천 보광아파트 54가구, 연일 대궁하이츠 10가구 등 총 160가구가 새 둥지를 찾았다.
지난 15일 대동빌라는 규모 5.4 지진으로 지진으로 건물이 심하게 부서졌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주택 피해 신고는 1만 2971건에 달했다. 대동빌라 외 대성아파트, 한동맨션, 그린ㆍ상록ㆍ푸른빛 빌라 등 8곳은 피해가 심각해 출입이 통제됐다.
이사에 앞서 이날 오전 포항 북부소방서 대원들은 집에 들어가 먼저 안전 점검을 했다. 포항시는 이삿짐센터들과 계약을 맺고 이재민들의 이사를 도왔다.
이날 아침부터 이사를 도운 ‘24시 익스프레스’ 대표 이진철(45) 씨는 “외벽에 금이 엄청 갔습니다. 처음에 들어갔을 때는 전쟁터죠. 막 장롱등 문짝 다 열려있고, 물건들 다 쏟아져 나와있고. 지붕에서 벽돌이라도 떨어지면 사람 맞아 크게 다치지 싶었습니다”고 말했다.
아파트에 도착한 사다리차는 짐을 연신 고층으로 올리며 굉음을 냈다. 방에서는 LH봉사단이 짐을 받고 방을 쓸고 닦고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이사짐센터 직원 박정태(30) 씨는 “그래도 사람들 이렇게 이사 와서 참으로 다행인 거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지진 피해가 발생한 후 빈 집을 긴급하게 수리했다. 도배를 새로 하고 싱크대, 화장실, 변기 등 고장난 수도를 새로 하고 전등을 교체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추가로 집을 확보하고 있으며 포항시로부터 이주 희망 리스트를 확보하는데로 추가 입주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포항=김진원·김유진 기자/jin1@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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