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5.4의 지진이 포항에서 발생한지 1주일이 됐다. 이번 지진은 유사 이래 가장 많은 피해를 준 지진이다. 부상자 76명, 이재민 1,071명, 피해액도 600억 원(11월 21일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지진 피해 조사 및 복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피해 지역 시민들의 불편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지금은 차분하고 성숙한 지진 대응을 위해 온 국민이 노력해야 할 시점이며, 이에 몇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시민들이 건물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구조적 안전뿐만 아니라, 기반 시설 역시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해야 한다.
건물의 안전점검은 기초, 기둥, 벽, 보, 바닥 등 지진 하중을 받는 주요 부재들이 안전한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피해를 입은 건물의 경우 발생한 균열이 건물의 안전에 영향을 주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포항 지진의 경우 수직 방향의 진동이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건물이 상부로 떠올랐다가 가라앉는 현상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시민들도 경주 지진과 다르게 이번 지진의 경우 수직 방향으로 많은 진동을 느꼈다고 한다.
이번 지진의 특성상 지진을 견디는 주요 부재와 주로 벽돌로 되어 있는 비구조 부재 사이에 많은 균열이 발생했다. 비구조 부재의 손상은 건물의 안전성 면에서는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지만 2차 피해를 일으킬 수 있고 사용성 측면에서는 많은 불편을 야기한다.
그러나 건물이 구조적으로 안전하다고 그 건물에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민들이 생활하기 위해서는 전기, 가스, 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이 정상적으로 사용 가능하여야 한다. 정부는 건물의 구조적 안전진단과 함께, 기반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도 수행해 시민들이 실질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조치한 후에 귀가시켜야 한다.
둘째, 지진의 공포에 불안해하는 시민들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현재 포항에서는 정부 산하기관, 학회 및 협회, 전문기관의 안전 전문가들로 구성된 많은 안전점검반이 활동하고 있다. 관할 부처가 다양하다 보니 통합적인 관리가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시민들에게 안전에 대한 정보가 적절하게 제공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진 피해를 입은 건물의 안전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가 시민들에게 제공돼야 시민들이 그나마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건물 전체의 안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통해 불안해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헤아려주었으면 한다. 의사에게 병의 원인 및 치료방법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듣게 되면 환자의 치료 의지가 더욱 강해지는 것과 같이 정확한 설명을 통해 시민들이 불안감을 떨치고 복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셋째, 향후 부실공사 예방 및 건설 품질 확보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건물의 피해 원인들을 살펴보면, 설계 오류 및 부실시공, 임의 증축, 유지관리 미비 등이 있다. 포항시에 있는 3,500여 동의 필로티형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경우 큰 피해가 발생된 건물은 1층 기둥의 부적절한 철근 배근이 주요 원인이다. 다세대 주택의 옥상에 설치된 물탱크를 보호하기 위해 건축주가 임의 설치한 블록 벽은 차량파손 등 많은 피해를 발생시켰다. 또한, 다수의 건물들이 부적절한 방법에 의한 부실 보강을 하고 있어서 여진 등에 의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따라서 포항지진에 의해 밝혀지게 될 설계 오류 및 부실시공, 무허가 증축 등에 대한 규정을 철저히 지키도록 해 향후 안전한 건물을 만드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 사회는 최근 많은 시련을 겪으면서 발전되어 왔다. 작년의 경주 지진, 이번 포항지진 등을 통해 우리나라는 이제 더 이상 지진 안전 국가가 아닌 것이 확인되었다. 지진 재해 시 대응 체계의 개선, 지진 피해자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 그리고 건물의 안전 및 품질에 대한 건설전문가들의 인식 개선을 통해 향후 더욱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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