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DVD 제작자 안 밝히길 원해” -“국발협, 국정원이 운영…교육 지침 받아”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12일 검찰에 출석한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은 “국정원이 (안보 교육 자료를) 다 제작했고 배포처만 알려달라 해서 알려줬을 뿐”이라며 “잘못됐다고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12일 오전 박 전 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박 전 처장은 지난 정부에서 보훈처장으로 임명된 뒤 국정원으로부터 지원 받은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국발협) 자료와 호국보훈 교육자료집(DVD) 등을 통해 편향된 안보 교육을 주도하는 등 정치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10시 15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모습을 드러낸 박 전 처장은 “국회에서 (DVD를) 누가 만들었냐, 누가 줬냐고 했을 때 우리가 줬다는 것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익명의 협찬자로부터 협찬 받았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라고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DVD 내용이 편향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정확한 내용을 보면 편향된 게 별로 없는데 왜곡돼서 전달된 게 많이 있다”며 “자세히 보면 전부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보훈처장으로서 보훈과 호국 업무를 같이 했기 때문에 오히려 국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처장은 2010~2011년 국발협 초대 회장을 지냈다. 국발협이 사실상 국정원이 설치ㆍ운영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다”라고 인정하면서도 “우리 국민들에게 안보실상 교육을 했기 때문에 크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발협 회장이었을 때 “국정원으로부터 안보실상 교육을 많이 해달라는 지침도 받고 협조도 했다”고 밝혔다.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국정원이 민간단체로 알려진 국발협에 예산 63억여 원을 들여 임대료, 상근 직원 인건비, 강사료 등 거의 모든 제반 경비를 지원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국정원과 연계된 안보 교육을 불법 정치 관여로 보고 박 전 처장을 상대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박 전 처장은 이와 관련 2012년 국회에 출석해 위증을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