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세탁기 무제를 걸고 넘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최종결정 시한을 2주 앞두고 나온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한국이 한때 좋은 일자리를 창출했던 우리의 산업을 파괴하며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로이터와 1시간 가까이 인터뷰를 하고 무역ㆍ통상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지적재산권 탈취 의혹이 있는 중국 상품에 대한 무역보복을 시사하던 도중 한국산 세탁기도 불공정 무역상품이라는 점을 시사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권고안을 마련한 바 있다.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시한은 내달 2일이다.
앞서 미국의 무역전문지 ‘인사이드 US 트레이드’는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 무역대표부(USTR)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세이프가드 관련 조항에 따라 캐나다와 멕시코를 대상에서 제외하되, 한국을 포함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매체는 “한국은 두 세이프가드 조사의 십자선에 걸려있다”며 “ITC는 한국을 외국산 태양광 전지와 모듈의 주요 공급원으로 지목했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탁기 세이프가드의 중앙에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일에는 한국 정부는 한국산 세탁기에 미국이 부과한 반덤핑 관세가 부당하다는 세계무역기구(WTO) 판결에도 불구하고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미국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당시 WTO에 미국의 한국 수출상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양허관세 정지 신청을 했다.앞서 미국은 지난 2013년 2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한 세탁기에 각각 9.29%, 13.2%의 반덤핑ㆍ상계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같은해 8월 WTO에 사안을 제소했고, 2016년 9월 최종 승소한 바있다. WTO판정에 따라 미국은 지난해 12월 26일까지 조치를 취해야 했지만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에 우리 정부는 분쟁당사국에 주어진 권한에 따라 WTO에 보복관세 부과 허용을 신청했다. 한국의 보복관세 신청은 이달 22일 열리는 분쟁해결기구(DSB)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이 금액 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중재를 요청하게되면 실제로는 몇 달 뒤에 승인이 날 전망이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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