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 팀장이 주무관에게 쪽지 건네 모두 합격

[헤럴드경제(하남)=박준환 기자]하남시(시장 오수봉)가 산불감시원(기간제 근로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부정청탁이 있었다는 내부 폭로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전체 채용인원 30명 중 무려 23명이 부정청탁으로 합격했다는 것이다.

파문이 급속히 확산되자 오수봉 시장은 23일 밤 “24일 오전 9시10분 시청 상황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하남시 산불감시원 채용관련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산불감시원 채용시험을 총괄한 A주무관은 22일 실명으로 시청 행정망 내부 게시판에 “지난 17일 진행된 산불감시원 채용시험이 불공정하게 진행됐고 검정과정에서도 조작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A주무관은 “과장님과 팀장님으로부터 합격시켜야 할 사람의 이름이 적힌 쪽지로 23명의 명단을 받았고 채용 인원 30명 중 23명을 합격시켰다”고 털어놨다.

이어 “과장님과 팀장님도 누군가로부터 청탁을 받았을 것이고 이를 거절하면 과장님과 팀장님은 물론 저에게까지 오게 될 불이익이 두려워 거절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A주무관은 “부정청탁 속에 치러진 이번 시험이 아무 문제 없이 넘어간다면 다음 이 자리에 오게 될 공무원이 다시 이런 상황을 겪게 될 것을 생각하니, 늦었지만 잘못을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사실을 알리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하남시는 감사에 착수해 A주무관과 담당 과장, 팀장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조사과정에서 담당 과장과 팀장은 A주무관에게 명단을 건넨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하남시는 지난 9일 산불감시원 채용공고를 낸 뒤 61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20점), 체력시험(30점), 면접(50점)을 거쳐 19일 30명에게 합격자 통보를 했다.

만 18세 이상의 하남시민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데다 업무가 산불 예방과 감시활동으로 비교적 수월해 중·장년층의 선호가 높아 이번 채용과정에도 선발 인원의 2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하남시는 자체 감사를 거쳐 부정채용이 사실로 확인되면 관련자 전원에 대해 합격 취소 조치를 하기로 했다.

한편 하남경찰서는 내부 폭로로 의혹이 제기된 만큼 해당 주무관을 면담하고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자료가 있는지 확인한 뒤 정식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