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던 백신 -28종 백신 중 절반(14종) 국산화 성공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첫 국산 파상풍ㆍ디프테리아 백신이 출시됐다. 이로써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28종 백신 중 절반인 14종이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백신 주권’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

GC녹십자(대표 허은철)는 자체 개발한 성인용 파상풍ㆍ디프테리아 예방 백신(성인용 Td 백신) ‘녹십자티디백신’을 공식 출시하고 국내 병ㆍ의원으로 본격적인 공급을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녹십자티디백신은 파상풍균이 생산한 신경독소에 의해 발생하는 파상풍과 호흡기를 통해 주로 걸리는 디프테리아를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다. Td 백신은 10~12세 사이에 1차 접종을 한 뒤 10년마다 추가접종을 해야 한다.

녹십자티디백신은 국산 성인용 Td 백신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다. 최근 시판 전 품질 적합 여부를 판별하는 국가출하승인을 받은 뒤 회사 자체 검정을 거쳐 공식 출시됐다.

녹십자티디백신 출시로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던 성인용 Td 백신의 국산화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해외 제조사의 수급 불확실성 문제가 해소되고 매년 45만명 분의 수입 대체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건당국과 제약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국내 Td 백신 시장 규모는 약 4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GC녹십자 관계자는 “Td 백신과 같은 기초 백신 국산화는 수익성보다 보건안보 증진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기초 백신의 안정적인 국내 공급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GC녹십자는 Td 백신에 백일해 항원을 추가한 파상풍ㆍ디프테리아ㆍ백일해(Tdap) 백신 임상도 진행 중이다.

이번 녹십자티디백신 출시로 전 세계에서 생산되고 있는 28종 백신 중 절반이 국산 기술로 생산이 가능해졌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했을 당시 국내에서 생산 가능한 백신은 7종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경험한 정부는 ‘백신 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백신 개발에 나섰고 8년 만에 생산 가능한 백신을 2배로 늘렸다.

특히 국내 업체 중 백신 사업에 집중한 GC녹십자, SK케미칼 등 제약사의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백신 명가 GC녹십자는 1980년대 B형 간염 백신 ‘헤파박스-B’ 개발을 시작으로 2009년 신종플루백신 등 공중보건 백신 개발에 노력해 왔다.

SK케미칼은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에 이어 지난 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대상포진 백신인 ‘스카이조스터’를 출시하는데 성공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단 10년 전만 해도 백신 대부분은 해외에서 수입하던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국내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 생산 가능한 백신이 많이 늘었다”며 “아직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피내용BCG(결핵백신)이나 소아마비(폴리오) 백신도 머지 않아 국산화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