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업(민간조사업)이란 ‘개인의 피해구제나 권익실현에 유용한 자료의 수집을 대행하는 서비스업’으로,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나 유럽연합(EU)에서는 보편화 된 사회제도로 활용된지 오래다.
우리나라는 17대 국회부터 ‘탐정업 법제화’의 필요성이 공론화되기 시작해 지금까지 9명의 의원이 탐정공인 관련 법안을 11번 발의했으나 14년째 표류하고 있다. ‘사생활 침해 우려’와 ‘소관청 지정을 둘러싼 부처간 이견 상존’이라는 벽을 넘지 못해 9건은 자진 철회 또는 회기만료로 폐기됐다. 현재 두건의 ‘공인탐정법(안)’이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돼 있으나 이마저 ‘재탕발의’라는 여론과 ‘업무의 성격과 범위의 모호성’ 등에 따른 심의 피로증으로 뒷전에 밀려나 있는 형국이다.
진정 탐정제도를 이루려면 줄곧 난제로 이어져 온 쟁점에 대한 돌파구를 찾는 새로운 발상이 필요해 보인다.
예컨대 탐정법 제정에 있어 가장 큰 걱정이 ‘사생활 침해’ 문제다. 그런 우려의 중심에는 언제나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가 있다. 이런 고착된 현실과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의 지향점과 ‘권익실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탐정제도는 그 맥락에서 무관치 않다는 측면을 감안, 사설탐정 소관을 아예 변협에 두는 방안도 또 하나의 대안이 될 듯하다. 현재 변호사가 운용하고 있는 법률보조원(패러리걸)과는 그 존립과 역할이 차별화된 ‘변협이 특별기구를 두어 직접 관장하는 사설탐정’을 인정하는 탐정법을 제정하면 어떨까. 이렇게 되면 사생활 침해 우려를 최소할 뿐만 아니라 정부부처간 소관청 다툼도 자연히 해소되고 민간조사원(사립탐정)의 직업화를 바라고 요구하는 많은 국민들의 여망에도 부응하게 되리라 본다.
변협 김현 회장이 지난해 6월 한 언론에 기고한 칼럼 ‘공인탐정, 법안부터 문제투성이’도 탐정제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법안’의 중요성을 제언한 조건부 반대론으로 읽힌다.
각국의 탐정업은 대개 경찰을 통해 관리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생활상에 따라 관리 주체가 다양하다. 일본의 경우 국가공안위원회가 총체적 관리 방향을 제시하면 지방경찰의 관리기관인 도도부현 공안위원회가 소관청이 돼 등록(신고)을 받되 실질적 관리는 경찰이 행하고 있다. 호주는 6개의 주 가운데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등 5개 주는 경찰국이 관리하고 있으나 퀸스랜드 주는 소비자보호차원에서 공정거래국이 관리하고 있다,
영국은 민간경비산업위원회가 관장하고 있으며, 미국은 주법에 따라 관리돼 주마다 소관청이 주 법무부, 주 경찰국, 주 정부 소비자국 또는 면허국, 관할법원, 시 정부 등으로 상이하다. 이렇듯 관리 주체는 제도의 안정과 효율성으로 정해질 뿐 정답이 없다.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 우리 국민들의 관심도 문제해결에 유용한 자료수집을 원만히 해낼수 있는 시스템(탐정)의 탄생 그 자체에 있을 뿐, 어느 기관이 탐정을 관리하느냐에는 별 의미를 두고 있지 않음을 특히 강조하고 싶다.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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