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ㆍ유창한 영어ㆍ당당한 태도에 온 국민 매료 -정현 키즈 나오나…벌써부터 들썩이는 테니스 업계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정현(22ㆍ한국체대)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한국인 최초로 4강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하자 국민들이 열광하고 있다. 사실상 한국에서 ‘비인기 종목’인 테니스의 저변을 확대했다는 평가다.
각종 커뮤니티에선 세계최고의 무대에서 놀라운 실력으로 세계적인 선수들을 연파한 정현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선 정현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진입했고 수십만 명이 포털사이트 경기 중계를 동시에 시청했다. 인스타그램 등에선 불과 일주일 새 ‘#정현’으로 수만 건이 올라왔다.
특히 실력 못지 않은 유창한 영어와 당당한 태도에 젊은 2030 세대가 열광한다. 8강 진출을 확정 지은 순간 스물두 살의 청년은 시크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카메라를 응시했다. 4강 진출을 확정 지은 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온코트 인터뷰에선 자신감이 넘치는 영어에 위트까지 곁들인 답변으로 관중들을 매혹시켰다.
해외언론도 정현에 대한 극찬을 쏟아내고 있다. 해외에선 한층 인기가 높은 종목이라는 점에서 정현의 스타성도 더 높이 평가받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정현이 로저 페더러, 조박 조코비치 등이 떠난 후 생길 ‘카리스마 공백’을 이어줄 차기 선수”라며 “테니스가 마이너 종목인 한국에서 신문 1면을 휩쓸고 있는 정현이 일본의 니시코리 케이와 같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뜨거운 정현 열풍에 국내 테니스 학원가와 쇼핑몰까지 들썩이고 있다. 라켓 한번 잡아보지 않았던 사람들도 테니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 역삼동의 한 실내 테니스 학원은 며칠 전부터 강습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테니스를 처음 접하는 이들이다. 직장인부터 10대 자녀의 수업을 위해 묻는 학부모까지 세대 층도 다양하다.
학원 관계자는 “평소보다 전화 문의가 2배 이상 늘었다”며 “정현 선수의 활약 효과를 실제로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의 한 실내 테니스 학원도 비슷한 상황이다. 겨울방학이어서 수강생이 늘어난 점도 있지만 정현의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학원 측의 설명이다. 학원 관계자는 “겨울방학이 보통 성수기이지만 이번 겨울 호주 오픈 8강 전후부터 강습 문의가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테니스 관련 용품 매출도 급격히 늘었다.
25일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일주일간 테니스화 등 경기용품의 매출이 85% 급증했다. 테니스 가방 매출도 전년 대비 36% 늘었다.
또 다른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서도 비슷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정현이 8강 진출을 확정 지은 뒤인 22∼23일 G마켓에서 테니스라켓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06%나 급증했다. 테니스화의 매출은 무려 357%나 뛰었고 테니스 공은 73%, 테니스가방은 120% 각각 매출이 증가했다.
정현이 입었던 패션에 대한 관심도 높다. 정현을 공식 후원하고 있는 의류 브랜드부터 정현이 착용하는 시계와 고글 브랜드까지 모두 상품 문의가 최고 5배 급증했다. 특히 후원업체인 L 브랜드의 경우 정현에게 패한 테니스 스타 노박 조코비치도 후원하고 있어 조코비치를 홍보 모델로 활용해왔지만 롯데를 비롯한 주요 백화점은 조만간 광고 포스터를 정현으로 전면 교체할 계획이다.
야외 운동이 쉽지 않은 한파 속에서도 테니스 관련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은 정현의 효과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곽용운 대한테니스협회장은 “이번과 같은 쾌거는 미국이나 유럽 선수들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한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정말 몰랐다”며 “정현에 대한 높은 관심이 테니스에 대한 국민적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어 테니스 업계가 고무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정현 선수를 이을 ‘정현 키즈’를 양성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현은 오는 26일 세계랭킹 2위인 로저 페더러(스위스) 와 결승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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