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우리 사회ㆍ경제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나타내는 인구이동률이 지난해 14.0%에 머물며 4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8ㆍ2 부동산 대책과 고령화 등도 인구이동률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17년 국내 인구이동 통계’를 보면 지난해 인구 이동자 수는 총 715만4000명으로 1976년(677만3000명) 이후 가장 적었다. 인구이동률은 14.0%로 전년보다 0.5%포인트 감소해 1972년 11.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인구이동률은 경제가 급성장한 1970년대 후반부터 크게 높아져 1980~1990년에는 줄곧 20%를 웃돌았다. 1975년에는 인구이동률이 25.5%를 기록하면서 피크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체 인구의 4분의1이 거주지를 옮겼던 셈이다. 경제가 급성장하고 탈농촌과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동률도 매우 높았던 것이다.

그러다 1980년대말~1990년 22~23%대를 고비로 낮아지기 시작해 1995년엔 19.9%, 2000년엔 19.0%, 2005년엔 18.1%로 완만하게 둔화됐다. 이후 2010년 16.5%, 2015년 15.2%로 둔화 속도가 다소 빨라지다 2016년 14.4%, 지난해엔 14.0%에 머물렀다.

이처럼 인구이동률이 낮아진 것은 경제ㆍ사회가 성숙기에 접어든데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구 이동자수를 보면 정부가 2014∼2015년 경기 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면서 2년 연속 증가했지만, 2016년 여신심사가이드라인 도입에 이어 2017년에는 6ㆍ19와 8ㆍ2 대책 등 강력한 부동산 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인구이동이 줄었다.

이동이 가장 활발한 20∼30대 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고령인구 비중이 늘어난 점도 인구이동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의 인구이동률은 선진국에 비해 아직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총이동률이 최근 10년 동안 11~12%대를 기록하고 있고, 일본은 4% 안팎에 머물러 있다. 한국과 일본의 인구이동률을 비교하면 한국이 3.5배 정도 높은 상태다.

한국인들이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 이사를 많이 다니거나 거주지를 바꾸고 있으며, 그만큼 사회 변화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전출자보다 전입자가 많아 순유입이 발생한 지역은 경기(11만6000명), 세종(3만5000명), 충남(1만9000명) 등 7개 시도였다. 반면 서울(-9만8000명), 부산(-2만8000명), 대전(-1만6000명) 등 10개 시도는 순유출을 기록했다.

서울 인구는 지난해 9만8000명이 순유출되면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986만명을 기록, 경기(1287만명)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특히 서울의 인구 순유출은 1990년부터 28년간 단 한해도 빠지지 않고 계속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