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 30배ㆍPBR 3배 넘는 고밸류 종목 급락장에서 목표가는 오히려↑ -“금리인상 국면, 성장주→가치주 로테이션” 전망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미국발(發) 인플레이션 우려로 글로벌 증시의 변동폭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고밸류 종목에 대한 증권사의 목표주가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통상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에는 미래 성장동력에 초점을 맞춘 과감한 투자보다는, 주가 하락 가능성이 낮은 ‘가치주(株)’로 관심이 옮겨간다. 투자지표 중 하나로 역할하는 증권사 목표주가가 시장 왜곡을 키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개월 후의 추정 당기순이익 및 순자산을 반영한 주가순이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각각 30배, 3배를 웃도는 15개 종목 중, 2주 전보다 목표주가가 상향조정된 기업은 7곳에 달했다. 15개 종목 가운데 목표주가 자체가 없는 기업들도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고평가주’로 분류될 수 있는 기업의 절반 이상이 최근의 증시 조정에도 불구하고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PER과 PBR은 해당 기업 주가의 고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지표로 꼽힌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비율로, 이 값이 낮을수록 해당 기업의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게 평가된 것으로 해석된다. PBR는 주가가 주당 순자산가치의 몇 배나 되는가를 나타낸 지표로, 이 역시 배수가 낮을 수록 해당 기업이 저평가 돼있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과 순자산 추정치가 존재하는 국내 310개 상장사의 12개월 선행 PER, PBR 평균값은 각각 16.93배, 1.81배다. 업종별 특성이 추가로 고려돼야 하겠으나, PER, PBR이 이보다 높을 경우 비교적 고평가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문제는 최근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왔던 ‘성장주’의 주가 향방이 종잡을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날보다 4.15% 급락 마감했다. 지난 5~6일 연속 2% 이상 급락했던 지수가 6일 2.3% 급등하더니, 하루가 지난 이날 다시 큰 폭의 내림세를 나타낸 것이다.

국내 증시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날 장중 한때 4.5%가까이 오르며 올해 두번째 ‘사이드카(Sidecar)’를 발동시켰던 코스닥 지수는, 이날 3.46% 급락하며 장을 열었다. 4거래일 연속 내리막을 끝으로 전날 반등에 성공했던 코스피 역시, 이날 2.53% 내리며 장을 여는 등 냉ㆍ온탕을 옮겨다니고 있다. 이같은 변동성 속에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역시 급등락을 반복 중이며, 특히 전날 코스피 이전 이슈까지 맞닥뜨렸던 셀트리온은 직전 거래일 대비 -7~6% 수준의 등락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조정장이 길어질 경우, 정보기술(IT), 제약ㆍ바이오 등 최근의 강세장을 이끌어온 주도주들이 직격타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시장의 관심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10년간의 미국 증시 강세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에 따라 자산의 가격이 증대된 영향이 컸다”라며 “최근의 금리인상 기조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유동성 긴축에 따라 성장기업들의 투자여력이 축소될 수밖에 없고, 이는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최근과 같은 금리인상 국면에서는 지금껏 시장을 이끌어왔던 성장주 보다는 가치주에 대한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