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커피생두에 화산수로 만든 커피와인…세계 첫 특허 [제주(서귀포)=황해창 기자]‘제주커피수목원’은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다. 추사 김정희 선생이 유배 중에 그린 ‘세한도’의 현장인 대정현이 손에 잡힐 듯하고, 산방산이 한눈에 드는 그런 곳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제주 6차산업 명소’ 취재 차 찾아 간 지난 달 28일, 농장 사방엔 이미 유채꽃이 만발했고 갖가지 농작물이 푸르렀다. 이 곳의 백미는 커피로 만든 와인과 코냑. 커피와 와인의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커피와인은 세계 첫 특허로 주류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제주산 커피 생두(Green bean)와 제주 화산수로 만드는 ‘제주몬순커피와인’이라는 점이 와인 마니아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는 것. 게다가 방문객들이 직접 제조하고 맛을 볼 수 있도록 스토리와 시스템이 늘 준비돼 있다.
300㎡ 크기의 이색 체험 공간에는 김 대표가 직접 고안해 제작한 증류 기계와 대형 커피 와인 발효 통들이 빼곡하다. 방문객들이 직접 커피와인을 제조해볼 수 있는 체험 공간과 함께 야외에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유명한 ‘제주 밭담’을 활용한 노천카페가 소담스럽게 자리잡고 있다.
이런 장점으로 제주커피수목원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하는 6차산업 인증시설에 이름을 올렸다. 1차 산업인 농업(커피열매 생산)과 2차 산업인 제조업(커피 로스팅), 3차 산업인 서비스업(커피체험·카페)이 복합된 6차 산업 인증시설 요건을 완벽하게 갖췄다는 평가다.
농장 주인은 ‘총각네 야채가게’, ‘스타벅스 감성 마케팅’ 등 65권의 책을 펴낸 이색 작가 김영한 씨(71). 1976년 삼성전자 컴퓨터 사업부에 입사해 임원(이사)까지 오른 ‘삼성맨’이다. 퇴사 후 마케팅 전문 컨설팅 회사를 차렸지만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다 우연히 알게 된 ‘총각네 야채가게’ 성공 노하우를 책으로 펴내며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고 강단에도 섰다.
“줄잡아 10조원대에 이르는 국내 커피시장을 100% 외국산에 의존한다는건 자존심 상한 일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겨울에도 살아남는 제주산 커피나무 개발에 맨땅에 헤딩하듯 낮밤으로 열심히 파고들었죠.”
김 대표가 제주를 찾아 커피수목원을 설립한 것은 2013년. 비닐하우스를 마련해 커피 산지 12개 국가로부터 구해온 씨앗으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추위에 적응하는 커피 나무 개발에 성공했다. 이듬해에 제주산 커피생두로 ‘제주몬순커피’를 탄생시키더니 3년차에는 커피 잎, 열매, 생두를 이용한 커피체리와인, 화장품 생산을 이뤄냈다. 최근에는 알코올 도수 40도짜리의 커피코냑도 개발해 시판에 들어갔고, 수출도 준비 중이다. 그 덕에 커피수목원 연간 방문객은 2016년 2500명에서 지난해 두배, 매출은 세배나 뛰어 억대를 돌파했다.
김 대표는 “주류 시장의 특성상 시장 신규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귀농인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당국의 정책적 뒷받침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hc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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