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명분없는 떼쓰기에 ‘쐐기’ 금호타이어 노조 결국 ‘급선회’ 한국GM·STX조선에 영향 줄 듯
기업 구조조정에 있어 문재인 정부의 일관된 원칙이 또렸해지고 있다. 경제 문제를 정치적 논리로 풀지 않겠다는 확고한 방침이다.
일부 강성 노조의 무작정적인 농성이나 정치권부터 찾아가는 행태, 명분과 실리가 없는 무리한 요구 등은 더이상 먹히지 않게됐다.
자력 회생이 불가능한 부실 기업에 국민 혈세를 쏟아붓는 일은 더 이상 없다는 현 정부의 시그널이 시장에 분명히 전해지면서다.
이같은 원칙은 구조조정에 난항을 겪고있는 한국GM과 STX조선 등 향후 부실기업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14면 광주공장에서 2일 채권단과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금호타이어에 대해 그간 정부는 정해진 데드라인의 추가 양보는 없으며 정치적 셈법도 없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던져왔다.
“부도 처리 되면 청와대도 못 막고 아무도 못 막는다”(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노조 대표자가 금호타이어 전 직원의 의사를 제대로 대변하는지 의문”(최종구 금융위원장)에 이어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데드라인인 지난달 30일 “노사 간 합의가 없으면 대규모 투자유치가 물거품이 되고 유동성 문제로 인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고통을 분담하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조금씩 양보해야한다”며 노조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했다.
청와대는 “정부는 절대로 정치적 논리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다”며 대통령의 뜻을 공식화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의중을 긴급 타전한 것에 대해 “친(親)노동 정책에 대한 기대와 지방선거라는 정치적 상황이 맞물려 시장에 잘못된 신호가 퍼지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크레인 위에 올라 고공농성을 진행하고 총파업을 벌이는 등 일부 강성 노조의 명분없는 거센 투쟁도 이제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번 금호타이어 문제 해결 과정을 계기로 한국 제조업 생산직 노조가 과거의 낡은 투쟁 방식을 조금씩 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달 30일 채권단이 자율협약 최종 시한(데드라인)으로 못박았던 날 오전 3차 총파업에 돌입하는 등 결사항쟁모드를 이어갔다.
현 정부의 냉철한 구조조정 원칙은 이미 지난달 성동조선의 법정관리행에서 드러났다.
정부는 지난달 8일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이 4조2000억원을 투입했던 성동조선에 법정관리를 결정했다. 지역경제와 조선업황 등 산업적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높은 제조원가, 기술력 부족, 저조한 수주 실적 등으로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같은 정부의 결단은 7조원의 혈세가 들어간 대우조선해양 사례와는 대조적이다.
당시 컨설팅을 맡은 맥킨지가 “대우조선해양은 독자 생존이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았지만 이는 업계 반발과 정부 부처간 이견 속에 최종 발표에서 빠진 바 있다.
선거를 의식한 정부가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에 휘둘려 국내 조선업의 구조조정을 미뤘는 비판이 거세진 이유다.
이제는 정부의 확고한 구조조정 원칙이 세워진 만큼 한국GM과 STX조선 등 노사 교섭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노사는 연월차 수당 지급과 임직원 자녀 학자금 대출 지원 축소 등 ‘복리후생 감축’을 두고 지지부진한 교섭을 이어가고 있고, STX조선 노조는 “사측이 인적 구조조정을 철회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하겠다”며 총파업을 진행중이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금호타이어 문제 해결은 정부가 정치적 고려가 아닌 경제 논리라는 원칙을 밀고 간 것이 주효했다”며 “청와대가 노조와 시장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만큼 한국GM이나 STX조선 문제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예선ㆍ배두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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