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엔 있고 한국엔 없다

쓰레기 대란이다. 플라스틱 재활용 처리를 두고서다. 답은 간단하다. 2가지. 쓰는 걸 줄이거나 쓴 걸 재활용하거나. 플리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건 차치하더라도, 일단 재활용이라도 늘려야 한다. 그런데, 한국과 일본 플라스틱 제품에 결정적 차이가 있다. 바로 ‘절취선’. 눈에도 잘 보이지 않는 이 선이 미치는 차이는 결코 작지 않다.

페트병, 비닐 제거 없인 무용지물 환경부에 따르면, 페트병을 분리수거할 땐 다른 재질로 된 비닐 등을 제거한 후 버려야 한다. 그래야만 재활용이 가능하다. 한 재활용업체 관계자는 “폐페트병에 부착된 비닐이나 접착제를 완전히 제거해야 재활용이 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폐페트병은 재활용이 어렵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일본은 분리수거 때 페트병에 부착된 비닐을 제거하는 게 일상화돼 있다. 온전히 플라스틱만 남은 페트병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한국 내 폐페트병은 제대로 재활용하지 못하고, 깨끗한 일본의 폐페트병을 수입해 A급 원자재로 쓰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진다. 지난해 일본으로부터 수입한 폐페트병은 5343톤에 이른다.(☞관련기사: 헤럴드경제,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80405000340&ACE_SEARCH=1)

그래, 없애보자, 그런데…뽀로로 뿐이다

서울 한 대형마트. 유심히 살펴보니 정말 ‘페트병 천국’이다. 기자가 직접 마트를 샅샅이 돌며 페트병을 확인했다. ‘절취선’을 찾기 위해서다. 생수, 음료수, 주류 등 어느 코너에서도 ‘절취선’이 있는 페트병을 찾지 못했다. 기자가 발견한 ‘유일한’ 제품은 다름 아닌 ‘귀여운 내 친구 뽀로로’ 음료수. 이마저도 절취선이 있는 제품, 없는 제품이 혼재돼 있었다.

소량 배치된 일본 제품의 페트병들은 하나같이 절취선이 있었다. 일본은 1992년부터 페트병 라벨에 접착제 사용을 규제하면서 이중 절취선을 도입해왔다.(한국 수입업체는 오히려 절취선 위에다 스티커를 덧붙여놨다….)

절취선이 왜 중요하냐면뜯어보면 안다. 타파스는 직접 ▷이중 절취선이 있는 일본 제품 ▷한 줄 절취선이 있는 뽀로로 음료수 ▷절취선이 없는 페트병을 놓고 비교해봤다.

▶움짤

이중 절취선. 정말정말 편하다. 재밌기까지 하다. 한 줄 절취선. 시작은 그럴 듯한데, 계속 삐끗거린다. 노(NO) 절취선. 햐. 손가락이 너무 아프다.

한 줄이 아닌 이중 절취선이 필요한 이유가 있다. 한 줄 절취선은 결국, 이렇게 되기 십상이다. 절취선 없는 페트병 비닐은 결국 칼이나 가위를 찾아야 했다. 당장 오늘 우리집 페트병을 재활용한다면? 하나하나 칼과 가위로 비닐을 제거? 솔직히, 자신 없다.

재활용 좀 하게 해주세요

일본은 페트병뿐 아니라,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 다수에 이중 절취선을 도입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절취선을 도입하는 업체의 노력이 없진 않다. 하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이번 쓰레기 대란을 계기로 재활용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커졌다. 페트병 포장재에 이중 절취선이 생긴다면?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변화일 것이다.

재활용, 제대로 진짜 해보고 싶다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