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IT부품주 4일 무더기 신저가 업황 부정적에 무역분쟁까지 겹쳐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반등을 기대했던 정보기술(IT) 부품주들이 좀처럼 신저가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 속에 무역분쟁이라는 대외 변수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지수가 2410선 밑으로 주저앉은 4일 타격을 가장 크게 입은 종목은 대부분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업종에 집중돼 있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일진디스플레이를 비롯해 LG이노텍, 코리아써키트, 대덕전자, 한솔테크닉스 등 코스피 시장의 IT 부품주들이 같은 날 무더기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IT 대형주라는 점에서 시장은 이들 종목의 속절없는 하락에 주목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달 7일 2만8000원 밑으로 떨어진 뒤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연일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역대 최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업황 부진 탓에 뚜렷한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의 낙폭이 계속 커지고 있는 점에 비춰 LCD 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오는 6월 월드컵 효과에 힘입어 패널 수요의 증가로 가격 하락폭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중화권 기업들의 시장 진출로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주가 반등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화권 업체들이 대면적 LCD 제조공장(Fab) 투자에 나서면서 LCD 시장이 레드오션화되고 있다”며 “현재 LCD의 공급과잉 상태가 올해 내내 계속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LG이노텍 역시 올해 하반기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X의 후속 모델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LG이노텍의 3D 센싱 모듈이 아이폰에 장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2월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352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성장률이 소폭 하락했다. 여기에 지난 달부터 불거진 무역분쟁 이슈까지 겹치면서 국내 IT 업종 주가는 흔들리고 있다.

지난 달 26일에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돌파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과 대만산 반도체 수입을 줄이고 미국산 반도체 구매를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국내 반도체주는 연일 약세를 보였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G2(미국ㆍ중국) 갈등과 그에 대한 불안감이 IT 섹터에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내외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실적 모멘텀이나 밸류에이션 모두 우수하기 때문에 매력도가 가장 높지만 이러한 펀더멘털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려면 외부 리스크 변수들이 진정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