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R 등 원천기술 확충 수요 스타트기업간 인수합병 많아 지난해에도 특정산업 분야의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거나 원천기술을 확보한 스타트업은 인수합병(M&A)의 타깃이 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네이버, 넥슨 등은 미래 먹거리사업을 확충하기 위한 일환으로 유망 스타트기업을 인수하는데 아낌없이 투자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경쟁회사를 상대로 M&A 한 스타트업도 상당수에 달했다.

지난해 스타트업 M&A는 총 29건(인수 24건, 합병 5건)이었다. 이는 전년도 22건(인수 19건, 합병 3건)보다 약 32%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M&A 시장은 기존 IT 기업들이 주도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지난해 3월 3D 전문 기술을 갖고 있는 ‘에피폴라’를 인수하며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및 3D 컨텐츠 생산에 필요한 3D 맵핑 기술을 확보했다. 이어 그해 7월에는 인공지능 기술을 갖고 있는 ‘컴퍼니AI’를 인수했다. 컴퍼니AI는 네이버가 직접 발굴과 지원, 인수까지 마친 첫 사례가 됐다. 컴퍼니AI는 2016년 설립돼 딥러닝 알고리즘 최적화, 기계 독해, 자연어 이해 등과 관련한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는 또 작년 12월 명함관리 앱 ‘리멤버’를 서비스하는 드라마앤 컴퍼니를 인수했다. 국내 1위 명함관리 서비스 리멤버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대화형 AI 기술 기반 스타트업 ‘플런티’를 인수하며 국내 스타트업 M&A의 첫 스타트를 끊었다. 플런티의 기술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8과 함께 공개한 AI 비서 ‘빅스비’ 개발 능력을 강화했다.

넥슨은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을 지난해 9월 913억원에 인수하며 암호화폐 거래 시장에 진출했다. 넥슨은 현재 서비스 중인 온라인 게임의 유저 간 아이템 거래 등과 관련해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트업의 스타트업 인수 역시 활발했다. 티켓몬스터는 다구간 항공권 탐색 및 예약 서비스를 하는 ‘플라이트그래프’를 인수하며 항공권 시장에 진출했다. ‘요기요’를 서비스하는 알지피코리아는 ‘푸드플라이’를 서비스하는 플라이앤컴퍼니를 인수하며 온라인 맛집 배달 서비스를 강화했다.

한국 기업들의 해외 기업 인수도 활발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2월 넷마블 게임스가 7억 1000만달러(한화 약 8030억원)에 미국 모바일게임사 ‘카밤(Kabam)’을 인수하며 초대형 M&A를 성사시켰다. 카밤은 5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마블 올스타 배틀’을 개발한 바 있다.

온라인·모바일 영어교육에 특화된 ‘영단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스티유니타스는 미국의 대표적인 교육기관 프린스턴 리뷰를 인수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981년 설립된 프린스턴 리뷰는 미국 대입자격시험 SAT 등 미국 대학·대학원 입시 관련 교육서비스업체다. 2010년 세워진 에스티유니타스가 프린스턴리뷰를 인수한 것에 대해 일본의 소니가 미국의 컬럼비아픽처스를 인수할 때와 같은 충격이라는 말도 나왔다.

해외송금 전문 스타트업 블루팬은 일본의 ‘해외송금닷컴’을 인수하며 세계로 나갔다. 블루팬은 2015년 4월에 설립, 블록체인을 이용한 해외 송금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중국, 베트남, 일본, 네팔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진원 기자/


jin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