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민간부문 소통창구 역할 조선상업회의소와 직접대화도 가능 중기중앙회, 개성공단 입장 발표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서 국내 기업들의 ‘대북 특수’를 지원할 경제단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남북 기업간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북측 경제계와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남북 경협의 장기적인 발전 모델을 제시하기 위한 조사 및 연구 작업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다만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가 유효한 상황에서 남북 경제협력을 위해 경제계가 직접 나서는데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2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들어 ‘재계 대표단체’로 부상한 대한상공회의소는 남북 경협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민간 부문의 창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남북정상회담 후 열릴 환영 만찬에 참석한다.

대한상의는 향후 UN대북제재 등 대북사업 재개를 위한 걸림돌이 실질적으로 제거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북한의 경제단체 격인 조선상업회의소와 남북 경협을 위한 실무 논의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한상의는 과거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시절 국제상업회의소(ICC)를 매개로 북한 조선상업회의소와 접촉한 바 있다.

이경상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큰 틀에서 (대한상의는) 남북 기업간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소통 창구 역할을 할 계획”이라며 “향후 조선상업회의소 등과 직접 대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며 국내 기업들의 대북 사업을 지원할 방안을 고민 중이다.

전경련은 국내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남북 경협에 동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경련은 최근 회원사와 개성공단 입주 기업 등 2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남북 관계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전날 손경식 경총 회장이 직접 남북 경협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밝힌 만큼 경총도 민간협력 분야에서 일정부분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계에선 개성공단 입주사를 중심으로 ‘회담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정상회담이 끝난 뒤 개성공단과 관련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연구용역을 거쳐 마련한 중소기업들의 10대 요구사항도 앞서 3일 통일부에 건의했다.

다만 1ㆍ2차 남북정상회담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재계의 역할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어 본격적인 경협을 준비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00년 6월과 2007년 10월 각각 북한 평양에서 열린 1ㆍ2차남북정상회담에는 경제단체 대표와 재벌 그룹 총수 등 경제계 유력 인사들이 방북단에 포함됐다.

1차 회담에서는 한국무역협회 김재철 회장, 전경련 손병두 부회장, 중소기업중앙회 이원호 부회장 등 경제단체 대표 3명이 방북해 북측과 대북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2차 회담에는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윤종용 삼성전자부회장 등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했다. 김기문 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 회장과 권홍사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 등도 포함됐다.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은 북한이 아닌 판문점에서 열리고 남북 공식 수행원도 정치ㆍ국방ㆍ정보 분야 등에 한정됐다.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남북 관계가 분명히 개선되고 있는 환경에서 국내 기업들의 대북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경제단체들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실질적인 경협 논의를 민간 부문에서 진행하기 위해서는 남북, 그리고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n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