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판문점 공동취재단ㆍ문재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은 11시간 59분 간 숨가쁘게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판문점 군사분계선(MDL) 첫 악수(오전 9시 29분)에서부터 부부동반 환송행사 합동 감상에 이은 최종 작별 인사(오후 9시 28분) 때까지 총 11시간 59분 간의 회담 전체 일정을 소화했다.

두 정상은 회담을 앞두고 첫 만남부터 친밀감을 숨김 없이 표현하며 어색함 없이 어울렸다. 사전 환담과 회담, 공동 식수와 친교 산책을 함께하며 신뢰를 다졌다.

이날 오전 확대정상회담과 단독정상회담 결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른바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공동의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선언문에 서명하고 선언문 결과를 공동발표함으로써 선언문의 공식화 수준을 높였다. 한반도 비핵화 모멘텀을 마련한 것이다.

이날 두 정상은 회담 및 선언문 발표 외의 친교행사를 통해 신뢰를 다지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두 정상의 공동 기념식수 행사는 예상보다 2시간여 늦은 오후 4시 30분께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확대정상회담 이후 각자 오찬과 휴식시간을 가진 후 곧바로 다시 만나 공동 기념식수와 친교 산책을 하고 다시 오후 단독정상회담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오후 일정이 대폭 축소된 셈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전회담이 마무리된 이후 “(선언문의) 윤곽은 나와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차량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다시 남쪽 땅을 밟은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함께 ‘소떼 길’에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 소나무를 심었다. 나무를 심은 소떼 길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8년 두 차례에 걸쳐 소 1천1마리를 끌고 고향으로 방북했던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T3) 옆 잔디밭 길이었다.

문 대통령은 백두산 흙과 대동강 물을, 김 위원장은 한라산 흙과 한강 물을 나무 뿌리 부근에 뿌리고 박수를 쳤다.

이어진 ‘도보다리’ 산책은 이번 회담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 했다.

도보다리는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감독위원회(당시 체코, 폴란드, 스위스, 스웨덴)가 임무 수행을 위해 짧은 거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습지 위에 건설한 다리다. 식수 행사를 마친 두 정상은 도보다리를 나란히 걸어 다리 끝에 있는 101번째 군사분계선 표식물을 함께 살펴보고, 표식물 근처 벤치에 수행원 없이 단 둘이 앉았다. 두 정상은 원형 탁자를 가운데 두고 불과 1m도 안 되는 가까운 거리로 마주앉은 채 오후 4시42분부터 5시12분까지 30분간 대화를 나눴다. 멀리서 촬영한 생중계 카메라에는 새 소리만 담겼다.

평화의집 3층 연회장에서의 환영 만찬은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합류한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올 가을 평양에서의 남북정상회담을 기약한 김 위원장은 평화의집 앞 환송 행사를 끝으로 문 대통령의 배웅을 받으며 북쪽 땅으로 돌아갔다. 환송행사는 ‘하나의 봄’이라는 주제로 한반도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영상과 음악이 동원됐다. 아쟁 등 국악기와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아리랑’ ‘새야 새야 파랑새야’ ‘나의 살던 고향을’ 등이 연주됐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