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개 업체 중 5곳, 관계사 특혜 대출 대출 돌려막기도 부실사태 주요인 전문가 “관리감독 법제화 시급” 존폐 기로에 선 P2P금융을 찬찬히 살펴보면 과거 저축은행 부실사태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스)와 금융당국의 감시소홀, 대출 돌려막기 등이 총체적으로 어우러졌다.

P2P금융 부실 원인의 첫 손으로 꼽히는 것은 부동산PF 대출이다. 부동산PF 대출이란 개인 혹은 회사의 신용도나 담보 대신 부동산 사업계획(프로젝트)의 수익성을 보고 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건물 완공을 못하거나 분양이 되지 않으면 원금도 찾기 힘들다. 과거 저축은행 부실사태가 부동산 PF에서 시작했듯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주요 P2P금융업체들 역시 부동산PF를 중점적으로 하던 업체들이다.

금융당국의 눈을 피해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산을 자기 쌈짓돈 처럼 굴린 것도 사태를 키웠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P2P업계 실태를 점검한 결과 75개 P2P업체 가운데 5곳은 관계사 및 대주주 등에 특혜 대출을 실시했다. 금감원은 “건설사 등이 P2P업체를 세워 자금을 조달하는 등 사금고화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 1월 한 P2P업체 대표는 허위 차주를 내세워 투자자 모집 자금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됐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 역시 대주주의 지인 등이 세운 페이퍼 컴퍼니에 불법 대출을 무더기로 내주며 문제를 키운 바 있다.

P2P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로부터 받은 투자금과 운영자금을 분리해 운영하는 곳은 많지 않다”며 “금융당국의 감시가 필요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업계에 만연한 ‘대출 돌려막기’도 P2P금융 부실 사태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3개월 단위 단기 상품으로 투자를 받으면서 12개월 짜리 장기 대출 상품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이에 금감원은 “장기대출을 단기투자로 돌려막기 하는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투자와 대출의 만기 불일치가 발생해 투자금이 물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출 상품을 심사하는 인력 부족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P2P업체 평균 임직원 수는 10.5명에 불과했다. 더욱이 대출상품을 심사하는 직원은 평균 3.7명에 불과해 담보물 평가, 투자·상환금 관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나마도 중소형 회사로 내려가면 심사인력은 1~2명에 불과했다.

이에 투자자 보호를 위한 관리 감독의 시급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P2P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산업이 형성되면 정상적인 서비스로 위장한 사기 업체의 등장이 필연적이다”며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법제화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법으로 업계에 대해 명확히 정의를 내리고, 관리감독 규정을 마련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P2P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에서도 대출 먹튀 의혹을 받는 업체 대표가 나타났고, 대출 사기 혐의로 민·형사 소송을 당한 업체, 135억원 상당의 대출 잔액을 남기고 부도 처리된 업체 등이 생기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며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국회에서 법제화가 늦어지면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본다”며 “P2P를 가장한 사기업체들이 시장에 발을 들일 수 없도록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원 기자/ji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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