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수수료 정률제 전환 앞두고 카드수수료 인상 예상 대기업 카드사에 비용전가 우려 커 “우월적 지위 남용은 불법”
금융당국이 카드수수료 ‘갑질’ 방지를 위해 대형가맹점들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선다. 금융위원회가 밴(VAN, 부가가치통신망)수수료를 정률제로 전환하면서 사실상 카드수수료 부담이 늘어난 대형가맹점들이 다른 방식으로 카드사를 압박해 정부 정책을 무력화시킬 있다는 우려에서다.
2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8월부터 정률제 밴수수료 적용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대형 가맹점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낮은 수준의 카드수수료를 요구하지 않도록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사와 밴사를 통해 대형가맹점들을 감독할 것”이라며 “부당한 리베이트 요구 등에 대해 현장점검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수수료를 인하하는 것은 관련법상 금지돼있다”며 “법의 의무사항이고 가맹점도 그 대상이기 때문에 점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업계 등과 여러차례 논의를 거쳐 밴수수료를 기존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개편하기로 했다. 금융위가 진행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소액결제 가맹점의 경우엔 평균 수수료율이 2.22%에서 2.00%로 인하되는 효과가 있으나 거액결제 가맹점은 1.96%에서 2.04%로 높아지는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의 평균 수수료율이 0.19%포인트 오르고 가전제품(0.16%포인트), 면세점(0.10%포인트), 골프장, 백화점, 종합병원(0.08%포인트) 등도 수수료율이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위는 영세중소가맹점의 경우 기존 정액제 하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는 반면, 결제액이 많은 대형가맹점은 수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수수료 체계를 합리화하고자 이번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카드업계에서는 대형가맹점이 결국 오르는 수수료를 다른 방식으로 보전해달라고 압박할 것이라며 불안에 떨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률제 전환은 합리적”이라면서도 “다만 대형가맹점 수수료가 오르는데 카드사들의 협상력이 떨어져 금융당국이 약속대로 특별점검 등을 통해 원활한 인상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바람막이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대형가맹점의 횡포에서 지켜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같은 줄다리기는 연말 카드수수료 재산정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는 관계부처 및 카드업계, 전문가 등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수료율 재산정을 검토중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영세ㆍ중소상공인들의 카드수수료는 낮추고, 대기업 관련 가맹점들의 카드수수료는 높이는 ‘차등수수료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카드수수료 조정은 카드사의 부담 여력 범위내에서 이뤄져야 하며, 부담 여력은 정교하고 공정한 방법으로 산정ㆍ검증할 것”이라며 “공청회 등을 통해 사전에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고 심도있는 논의를 거처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영규 기자/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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