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얘기가 일상이다. 워낙 덥다보니 그렇다. 대구가 아프리카 만큼 더우니 ‘대프리카’, 서울이 아프리카 만큼 더우니 ‘서프리카’ 등의 단어 조합이 유행이다.
그러나 아프리카는 덥지 않다. 마치 누구도 ‘아시아는 덥다’ 또는 ‘북아메리카는 춥다’고 얘기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전 세계에서 아시아 다음으로 큰 거대 대륙 아프리카 기후를 한 칼에 후려쳐 ‘덥다’고 얘기하려면 두가지를 동시에 갖춰야 한다. 무식함과 용기다. 특정 국가가 아닌 대륙을 한마디로 퉁쳐서 ‘덥다’ 또는 ‘춥다’고 얘기하는 유사 사례를 나는 본적이 없다. 혹여 이상한 단어조합(‘대프리카’ 등)에 대해 ‘참신하다’고 생각했다면, 무지가 원인이다.
유명 포털사이트에 ‘세계기후자료’를 검색어로 검색하면 기상청이 제공하는 세계 평균 기온과 강수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선 지난 40년간 취합된 세계 도시의 월별 평균 기온을 확인할 수 있는데, 아프리카 대륙 케냐 나이로비의 1월 평균 기온은 최저 11.5도, 최고 24.5도다. 7월 기온은 최저 10.1도, 최고 20.6도다. 인간이 생활하기에 최적이라는 10도~25도 사이 기온이다. 심지어 나이로비는 적도(북위 1도)가 지나가는 도시인데도 이렇다. 1년 내내 날씨가 워낙 좋으니 케냐를 점령한 과거 유럽인들도 이곳을 거점으로 삼았다. 케냐 동부 몸바사 항구의 별칭은 ‘상아 항구’인데, 과거 포르투갈인들이 이곳을 통해 코끼리의 상아를 대량으로 반출했었기 때문이다. 상아와 함께 반출된 품목에는 안타깝게도 노예도 있었다. 몇해 전 휴가를 내고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사파리를 위해 케냐에 갔을 때(7월)에도 날씨는 최상이었다. 아침 저녁은 긴팔이 필요할 만큼 선선했고 한낮 햇빛은 따갑지 않게 온화했다.
최고의 기후를 가진 곳이 나이로비 뿐은 아니다. 고산지대인 르완다의 경우 연중 20도의 온도가 유지된다. 여기에다 강수량도 풍부하다. 소위 아프리카 대륙 최고의 곡창지대가 바로 르완다다. 농사에 최적인 기후를 가진 르완다는 덕분에 아프리카 대륙 내에서 가장 인구가 조밀하다. 이곳의 끔찍한 내전을 다룬 ‘호텔 르완다’ 정도로만 인식을 해두기엔 아까운 국가다.
아프리카를 마냥 더운 곳 쯤으로만 인식하는 것은 사하라 사막 인상이 강하기 때문이겠다. 여기에 아프리카에 대한 무지가 또하나의 원인이었을 수도 있고, 다녀온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사실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아시아 대륙 다음으로 큰 대륙이다. 그같은 거대 대륙엔 당연히 다양한 기후가 존재한다. ‘덥다’ 또는 ‘춥다’ 정도로 기후를 단순화 할 수 없는 곳이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사막은 ‘더운 곳’이 아니란 점이다. 사막이 사막이 된 이유는 비가 오지 않아서다. 인류가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단 한번도 비가 오지 않은 곳은 남아메리카 칠레 북부의 아타카마 사막으로 알려진다. 아타카마 사막의 기온은 여름(1월)엔 덥고, 겨울(7월)엔 춥다. 사막은 더운 곳이 아니라, 가문 곳이다.
말이 안되는 단어조합 ‘대프리카’로 검색을 했더니 게시물이 쏟아진다. 오픈 어학사전에는 심지어 이 단어를 ‘신조어’라고 소개한다. ‘웃자’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씁쓸하다. 제국의 시절 백인들이 붙인 아프리카에 대한 별칭 ‘검은 대륙’이 고스란함을 느껴서다. 우리는 무지의 영역에 검은색을 칠해 ‘마냥 더운 곳’ 정도로만 머리 속에 넣어둔 것은 아닐까. 지(知)는 무지(無知)의 자각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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