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성차업계의 어닝쇼크·한국철수설·임단협 실패 등 악재 - 협력사들 적자에 줄도산…“정책 지원 절실”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자동차 부품회사들의 위기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현대ㆍ기아차 등 완성차업체의 실적 ‘어닝쇼크’가 발표된 가운데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도 법인분리로 인한 ‘한국철수설’부터 실적악화와 임단협 타결 실패 등 악재가 첩첩산중이다. 이에 그동안 한계 상황이었던 1·2·3차 협력사들의 경영난이 곧 현실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29일 자동차 부품산업 업계에 따르면, 상장 자동차 부품업체 70곳 중 18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이 중 5개사는 반기 매출 3000억원이 넘는 중견 자동차 부품업체다. 2년 연속 상반기 적자인 기업도 5개에 달했다.
산업연구원 조사결과, 국내 중견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실제로 지난 6월 현대차 1차 협력사인 리한이 워크아웃을 신청한데 이어 다이나맥, 금문산업, 이원솔루텍 등이 잇따라 법정관리에 돌입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폐업 위기에 몰린 2, 3차 부품사들은 1차 협력사에 자사의 설비를 인수해 달라고 요청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에 1조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급한 불을 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보와 기보의 우대 보증을 통해 1조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보증비율은 90%, 보증료율은 최대 1.0%로 낮아진다.
그러나 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파악한 긴급 자금수요는 3조1000억원에 달한다.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긴급하게 수혈이 필요한 회사는 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만기가 도래한 채권의 경우 연기를 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까지 국내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3% 감소한 172억 달러다. 특히 중국의 판매 감소 영향으로 지난해 이미 9.5% 감소한 수출액은 올해도 4%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한국 자동차산업 구조의 근본적인 개혁 없이는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의 한 자동차 부품사 김모 대표는 “3~4년전 자동차 생산 규모에 맞춰 생산시설을 늘렸는데, 이제는 일감이 없어 놀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협력사 입장에서는 원가 절감에 한계가 있다”며 “그런데 대기업이 시설 투자를 요구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다가 완성차 업체의 불황으로 흑자도산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부분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에 자금 융통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