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행차하면 전 직원이 기립해 있다가 90도 인사하는 건 기본이에요. 식사 자리에서도 온갖 수발을 들며 보좌해요. ‘시대가 어느 땐데’ 싶은 일들이 수두룩하죠.”.
최근 만난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뒤늦게 논란이 된 교촌치킨 권모 상무의 2015년 직원 폭언ㆍ폭행 사건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이것만이 아니었다. 그에게서 전해들은 프랜차이즈업계 오너와 일가들의 ‘갑질’ 백태(百態)는 입이 떡 벌어지는 수준이었다.
교촌치킨의 경우 더 큰 공분을 산 건 폭행사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회사가 문제의 임원을 복직시켰다는 점에서다. 게다가 상무로 승진까지 시켰다. 일반 기업에선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당시 사건에 연루된 관계자에 대해 보복인사 등이 이뤄질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권모 상무의 신속한 복직과 승진은 그가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과 6촌지간이라는 대목에서야 비로소 납득(?)이 가능했다.
교촌을 포함해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에서 갑질 논란에 얽히지 않은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다. 치킨 프랜차이즈가 오너가의 ‘갑질 세상’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최근 일련의 사건을 보면 비단 치킨업체 문제가 아닌 프랜차이즈업계 전체의 문제라는 쓴소리가 나온다. 앞서 ‘피자에땅’은 가맹점주 단체 설립을 주도한 점포를 집중 감시하고 폐점까지 시켰다가 이달초 공정위에 적발됐다. ‘봉구스밥버거’는 점주들 몰래 회사를 네네치킨에 팔아치웠고, 네네치킨은 한 달여간 이 사실을 쉬쉬했다. 점주들은 회사 주인이 바뀌는 것을 인수계약이 끝나고 나서야, 그것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 평소 운운하는 상생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가맹점주를 동등한 파트너 관계가 아닌 일방적 종속 관계로만 생각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업계 관계자들은 유독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오너들이 제왕적 권위를 누리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작은 점포를 수백, 수천개 가맹점을 거느린 회사로 키워내는 과정에서 기업가로서의 윤리의식 등을 제대로 학습하지 못한 탓이라는 진단이다. 무소불위 권력에 취하다보면 인간의 존엄일랑 제 발 아래 두게되기 쉽다. 그렇게 가맹점주에 폭언과 폭행을 행사하고, 부당한 비용을 떠넘기고, 폐점을 일방 통보하기도 한다.
이 와중에 불똥은 엉뚱하게 죄없는 가맹점으로 튄다. 본사의 갑질 횡포에 더해 회사 이미지 추락으로 매출이 급감하는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최근 교촌치킨 불매를 주장하는 글이 각종 인터넷 카페는 물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등장했다. 울며겨자먹기로 떠안을 수 밖에 없는 ‘오너리스크’다. 앞서 경비원 폭행 등으로 회장이 물의 빚으면서 ‘미스터피자’ 가맹점 평균 매출은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가맹점주협의회 측은 추산하고 있다.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들도 회장 성추행 파문으로 전국적으로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매출이 한때 40%까지 급감했다.
이같은 대중의 공분에도 프랜차이즈 오너들의 인식 개선과 업계 각성은 아직 요원해보인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가맹사업 분야에서 분쟁조정 건수는 3000건이 넘었다. 올해는 8월 기준 2200건으로 지난해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스스로 자정이 어렵다면 ‘오너리스크 방지법’과 같은 법적 장치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 이달초 국회를 통과한 오너리스크 방지법은 가맹본부나 임원으로 인해 가맹점 매출에 피해를 발생하면 가맹점주가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내용이다. 후속조치 성격보다 사전예방 효과가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가맹점 측은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 밖에 국회에 계류 중인 필수물품 구입강요 금지 등의 법안도 조속히 통과될 필요가 있어보인다.
인간의 측은지심(惻隱之心)에 더이상 기대를 걸지 못하고 강제성을 동원해야 하는 점이 씁쓸하지만 어쩔 수 없다. 경각심을 일으킬 만한 사건을 숱하게 겪으면서도 자성의 기회를 스스로 내팽개친 탓이다. 누굴 탓하겠는가.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자산가의 저력은 하락장서 나타난다…위기 속 기회 찾는 ‘힘’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31/news-p.v1.20260831.a0fa168d036d4658b6cb03a0502c0de4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