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해외투자 7.8조원 증가하는 동안 국내증시서 8.9조원 순매도 -국내 증시 불신 커져…“정책 변화ㆍ세제혜택 필요” [헤럴드경제=윤호 기자]국내 자산의 수익률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개인투자자(개미)들의 한국 엑소더스(탈출)도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2014년 이후 국내 주식을 대량 처분한 대신 해외 주식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투자자산의 다양화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 투자자의 한국 증시 외면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1일 신영증권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금액은 지난 2014년 이후 올해 1분기 말까지 7조8000억원에 달했다. 후강퉁(홍콩 및 해외 투자자가 홍콩거래소를 통해 상하이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제도)에 따른 중국 주식 직구, 베트남 주식형 펀드, 미국 나스닥 직구 등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국내 개인 투자자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8조9000억원에 달했다.

이같은 한국증시 외면 현상은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 시장에 대한 불신이 쌓인 결과로 풀이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해외 주식 비중을 늘린 것 자체는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지만, 국내주식을 대폭 줄인 것은 증시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바이오 기업 회계논란과 지배구조 이슈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 기업의 투명성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는데다, 자산운용사가 안정적인 수익을 주지 못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에 대한 불만도 가중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현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억제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면, 그 돈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석원 센터장은 “친기업·성장·시장 중심적으로 경제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며 “저상장 환경에서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국내 주요 기업에 투자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계의 주식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세제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 증시는 세계 증시가 오를 때는 오르지 못하고 내릴 때는 더 빠지는 구조적인 저평가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일정 금액 이하를 투자하는 직장인들과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사람들에 대한 세제 혜택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