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2기 경제팀’에 주문
기업들 애로청취 설비투자 늘리고 일관적인 정책으로 신뢰도 높여야 홍 후보자 “민간·기업 미팅 정례화”
문재인 정부의 2기 경제팀이 진용을 드러냈지만, 이들의 앞길이 결코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도하는 새 경제팀이 헤쳐나가야 할 과제가 첩첩산중이기 때문이다. 일자리 위기나 최저임금 논란 등 1기 경제팀을 수렁에 빠뜨렸던 ‘만병의 근원’인 경제활력은 투자ㆍ생산ㆍ소비가 동반 위축되면서 급격히 저하되고 있고, 경제팀의 잇따른 불협화음으로 정책에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져 있다.
성장률은 지난해 3.1% ‘반짝’ 성장에 이어 올해는 2%대 중반, 내년에는 2%대 초반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일자리와 경제활력의 근원인 설비투자는 꽁꽁 얼어붙어 있다. 사회통합은 요원하고, 재계는 재계대로, 노동단체는 노동단체대로 각자의 목소리를 분출하는 데 여념이 없다. 여기에다 미중 무역전쟁과 보호무역주의에 신흥국 불안 등 위기의 파도가 몰려오고 있다. ▶관련기사 2·3·4면 홍 부총리 후보자도 내정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기지표가 부진하고 민생경제가 어렵다”며 “경제활력을 높이고 경제 역동성과 포용성을 극대화하는 데 우선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경제장관회의를 한시적으로라도 경제활력대책회의로 바꾸고, 매주 또는 격주 수요일에 민간ㆍ기업과 정기적으로 만나 시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경제 컨트롤타워에 대해 “경제부총리가 중심이 되어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 나갈 것”이라며 “관계장관들이 ‘원팀(one team)’이 되도록 하기 위해 내부소통과 격의 없는 비공식 난상토론을 통해 조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정책실장도 “정책실장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으로, 경제부총리를 뒷받침하겠다”며 투톱 같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전문가들은 홍 부총리 후보자와 김 정책실장이 제시한 기본 방향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시장의 원리를 존중하고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더욱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등 시장이 할 수 없는 역할을 하거나 양극화처럼 시장의 실패를 정부가 재정이나 세제ㆍ정책 등을 통해 보완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시장의 원리를 역행할 때에는 거센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등 기존 노동정책이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경제원리와 시장 논리에서 벗어나지 않는 경제정책을 짤 것”을 주문했다. 기존 정책도 시장 원리에 부합하도록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상황실장도 한국경제가 침체하고 있다며 “시장 경제 원리에 충실한 경제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또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스텝은 일을 추진하는 실무자인 동시에 방향이 잘못됐을 때 이를 바로잡는 역할도 해야 한다”며 새 경제팀이 시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할 것을 주문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무엇보다 경제를 살리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며 “기업을 안심시켜서 설비투자를 늘리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경제정책) 기조를 바꿀 수 없다면 부작용을 보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해준ㆍ유재훈ㆍ배문숙 기자/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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