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委 합의점 찾지 못해…1단계 논의결과 ‘공익위원안’ 공개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근로자의 단결권 확대를 골자로 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관련 논의에서 노동계와 경영계가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ILO 핵심협약의 연내 국내비준이 사실상 물건너갔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20일 노사관계 관행·제도개선위원회가 그간 추진해온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1단계 논의결과를 공개하면서 공익위원안을 발표했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합의점에 이르지 못해 합의안이 아닌, 공익위원안을 공개한 셈이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단결권에 대해 논의했고 향후 단체행동권이나 단체교섭권 등에 대해서도 협의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며 “ILO 협약 연내비준은 어렵고 내년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노사관계관행·제도개선위는 노동계 2명, 경영계 2명, 정부 1명, 공익위원 8명(위원장 포함), 경사노위 간사 등 총 14명으로 구성돼 지난 7월20일 첫 회의 이후 지금까지 총 12차례 전체회의를 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ILO 핵심협약은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 금지, 아동노동 금지, 균등대우 등 4개 분야 8개 조항이다. 우리나라는 이 중 결사의 자유와 관련된 87호와 98호, 강제노동 금지와 관련해 29호와 105호를 비준하지 않았다. 특히, 87호와 98호는 공무원·교사의 노조 결성과 가입, 해고자의 노조 가입, 노조 설립요건 완화 등과 직결돼 있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로, 정부는 ILO 창립 100주년인 내년까지 비준과 관련 법 개정을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헌법상 ILO 핵심협약 비준 권한은 대통령이 갖지만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비준안을 국회에 제출하기 위해서는 국내법이 협약과 상충하는지 여부와 개정이 필요한 법조항을 검토해야 한다. 협약을 비준할 경우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만큼 관련 법을 개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준하게 되면 협약과 법률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게되기 때문에 ‘선 법개정 후 비준’의 수순이 예상된다.

그동안 노동계에서는 내년이 ILO 설립 100주년이고, ILO핵심협약 비준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만큼 연내 실현가능성에 관심을 둬 왔다. ILO핵심협약을 비준함으로써 문재인 대통령이 ILO 100주년 총회에 기조연설자로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해당 협약이 비준되면 해직자 조합원 문제로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전교조가 합법화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간 한국 정부는 1991년 ILO 가입 이래 1996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OECD에 가입하면서 핵심협약 비준을 약속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1998년 당선자 신분으로 비준을 약속한 바 있다. 2005년 EU과 FTA를 체결하면서도 비준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앞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취임일성으로 “우리나라 노동권을 국제 수준으로 신장시키기 위해 ILO 핵심협약 비준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는 등 ILO 핵심협약 비준에 관심을 기울인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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