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10만 원 배상 인정한 원심 파기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KT가 2012년 발생한 개인정보 대량 유출 책임을지지 않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8일 강모(65) 씨 등 341명이 KT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KT 고객 101명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는 1인당 10만 원씩 배상하라고 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해킹으로 인한 침해사고의 경우 정보보안 기술 수준, 전체적인 보안 조치, 해킹 기술 수준과 피해 발생 회피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 대법원 판례를 보면 개인정보는 유출 자체만으로는 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고, 업체 측이 보안상 관리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거나 구체적인 피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고객이 입증해야 한다.
이번 소송은 2012년 KT 홈페이지 서버가 해킹을 당해 약 870만 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면서 제기됐다. 국내 해커들이 텔레마케팅 영업에 활용하기 위해 인증서버를 우회하는 해킹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주민등록번호를 포함해 휴대전화 가입일, 전화번호, 사용 요금제 등이 유출됐다. 이들은 사건 이후 징역 8개월에서 1년 6개월 등의 처벌을 받았다. 피해자들은 “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인격권이 침해됐다”며 1인당 50만 원씩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하급심 판결은 엇갈렸다. 강 씨 등이 낸 소송 사건의 1심 재판부는 KT가 1인당 10만 원씩 배상해야 한다고 봤다. 해커들이 5개월 넘게 개인정보를 조회하는 동안 KT가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 고객의 주민등록번호를 서버에 저장할 때 암호화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1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KT가 정보통신망 법령에 따른 고시 위반 사실이 있거나 기술적ㆍ관리적 보호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과실로 인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피해자들이 낸 소송의 1ㆍ2심은 모두 KT의 책임을 인정했다.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KT는 퇴직한 개인정보 취급자의 시스템 접근 권한 변경, 말소 의무, 개인정보 처리 시스템의 접속 기록 확인ㆍ감독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KT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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