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인사관련 입장 표명 ‘셀프연임’과는 달라도 결국엔 지배구조 둘러싼 내홍 실태점검 가능성도 시사 금융당국이 최근 불거진 신한금융지주의 인사 잡음과 관련, 최고경영자(CEO) 견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파악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조용병 신한 지주 회장이 지난 21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통해 임기를 3개월 남긴 위성호 신한은행장 등 계열사 CEO 7명을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 위 행장이 반발하고 있는 국면이어서 당국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27일 신한지주 인사와 관련해 “누가 회장이 되고 행장이 되느냐보다 지배구조 내에서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견제 시스템의 작동 여부는) 상시감시로도 파악하고 있지만, 검사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애초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이 단행한 계열사 인사에 금융당국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전날 위성호 행장이 작심 발언을 쏟아내면서 신한지주를 바라보는 당국의 결도 미세하게 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 행장은 당시 “임기 3개월이 남았는데 왜 인사를 했는지 의문”, “신한금융 주요 5개 자회사 최고경영자는 지주 회장 후보군으로 육성되는데 이번에 후보군 5명 중 4명이 퇴출됐다” 등으로 조용병 회장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금융계에선 신한지주 회장 자리를 놓고 현재 1인자와 2인자간 잠복했던 갈등이 표면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용병 회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로, 같은 해 1월부턴 위성호 행장 등과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이 예고돼 있었다.
이 때문에 조 회장의 이번 인사는 경쟁자를 사전에 정리해 친정체제를 구축, 연임에 유리한 구도를 만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으로선 지배구조를 두고 준(準) 내홍 조짐을 보이는 신한지주를 진단할 필요성을 느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금융지주는 유독 지배구조 측면에서 논란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올 초엔 하나금융그룹 등 일부 금융그룹에서 ‘셀프 연임’ 논란이 불거지면서 금융회사 CEO선출 절차에 투명성이 부족하고, 사외이사의 견제 기능이 불충분하다는 비판이 비등했다.
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대표이사 참석을 금지하는 걸 골자로 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한 이유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특히 금융회사 지배구조ㆍ내부통제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금융회사의 CEO 승계 절차, 이사회 구성ㆍ운영 등 지배구조법 준수실태를 중점 점검해야 한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밝혔다.
금융당국은 인사권을 갖고 있는 CEO를 견제할 시스템 여부를 점검하되 신한지주가 단행한 이번 인사의 정당성까지 판단하진 않겠단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앞서 문제가 됐던 금융지주 사태들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본다”고 했다.
문영규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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