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는 오랫동안 이른바 ‘교피아’ 전관예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교육부 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인 교피아는 일부 교육부 고위 관료들이 퇴직 후 사립대에 재취업하면서 이를 비판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다. 평생을 교육 정책 수립과 실행을 위해 헌신한 교육부 관료들이 대학 일선으로 가 그동안 고심했던 일들을 펼치는게 무엇이 문제일까? 교육부 관료의 사립대행을 교피아로 싸잡아 비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부 관료 출신들이 로비스트 역할을 하면서 재정지원사업과 대학평가, 교육부 감사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이같은 오명을 쓰게 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교피아는 ‘교육 적폐 청산 1순위’로 꼽혔다.

사립대에 재취업한 전직 교육부 공무원이 대학재정지원사업 예산을 따내고 대학 구조조정을 피해가도록 하면서 퇴직 이후를 보장받는 악습은 그 뿌리가 깊다.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8∼2018년 전직 교육부 고위 공무원 중 42명이 대학에 취업했고 특히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은 부실 대학에서 이들을 고액 연봉으로 모셔갔다. 부실 대학 퇴출을 막는 방패막이 역할을 했던 셈이다. 대학뿐 아니라 초ㆍ중ㆍ고교에도 교피아들이 둥지를 틀었다. 시ㆍ도교육청 퇴직 고위 공무원 38명은 사립 초ㆍ중ㆍ고교 교장이나 행정실장으로 취업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로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이 확산되면서 2015년 5월 ‘공직자윤리법’이 강화됐다. 이에 4급 이상 공무원은 퇴직일로부터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 부서나 업무 관련성 있는 기관에 재취업하려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단 사립대는 총장ㆍ부총장ㆍ학장ㆍ교무처장ㆍ학생처장 등 보직자만 재취업 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교수ㆍ부교수ㆍ조교수ㆍ강사와 겸임교원ㆍ명예교수 등은 예외다.

바로 이것이 허점으로 작용됐다. 실례로 을지대 A초빙교수(전 교육과정정책관)의 퇴직일은 2016년 8월31일, 재취업일은 2016년 9월1일이었다. 퇴직 바로 다음날 사립대에 재취업했지만 어떤 제재도 받지 않았다. 을지대 E석좌교수(전 기획조정실장)는 2017년 9월22일 퇴직한 뒤 2018년 4월1일 재취업했다.

교육부는 14일 ‘교육신뢰 회복 추진단’ 첫 회의를 열고 교피아 근절대책을 내놨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 신뢰 회복의 출발점은 교육부 혁신”이라며 “교육부를 퇴직한 공직자의 취업 제한을 사립대학 및 법인에서 사립 초ㆍ중ㆍ고까지 확대하고 사립대에 무보직 교수로 나가는 부분도 엄격히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발생한 사립대 총장으로 퇴직 공무원이 취업하는 경우, 취업 제한 기간을 3년에서 6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교육부 직원의 기관 간 이동 시에도 엄격한 기준을 세워 봐주기식 인사 논란도 없애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교육부가 교피아 근절을 위해 사립대 취업 제한을 더욱 강화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교육부 밖의 교피아와 호응하는 교육부 내부의 동조자에 대한 처벌 규정도 더욱 강화해야 청탁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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