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장기화로 경영공백 우려 당국 “이번엔 꼭 결론” 중압감
이번 제재심의위원회는 21일 오후 2시반에 시작해 22일 자정을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장장 11시간의 마라톤 회의였다. 과거 제재심의위 중 이렇게 심야까지 진행된 경우는 없었다. 그만큼 이견이 컸고 이번엔 꼭 결론을 내야한다는 중압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제재심의위는 매달 2회 열리는데 늦어도 오후 8시 전후로 끝나왔다.
이번 심의가 늦어진 까닭은 우선 임영록 KB금융회장,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한 제재가 두달 가까이 지연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 비난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경영공백이 길어지며 하반기 전략수립, 인사 등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KB금융 내부 혼란도 심각한 상황이었다.
금융감독원으로서는 9월로 제재 결정이 미뤄질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컸다. 이로 인해 금융위는 금감원에 신속한 제재결정을 당부하기도 했다. 중징계 근거가 명확하지 않았다는 점도 마라톤 회의를 불가피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감사결과와 관련없는 주 전산기 교체와 도쿄지점 부실 대출, 국민주택채권 위조 관련 제재결정이었는데 제재수위를 놓고 심의위원들은 갈렸다.
금감원 검사담당 부서는 두 사람에 대해 문책경고 수준의 중징계를 요구했지만 위원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행장은 내부통제 부실과 도쿄지점 부실 대출발생 당시 리스크관리 담당 부행장에 불과해 책임을 묻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임 회장 역시 전산시스템 변경은 은행 이사회와 경영진의 마찰로, 지주 회장으로서 개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등의 소명이 일부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계속 중징계를 주장했지만 민간 위원들 사이에서 이견이 컸다”면서 “소명기회가 늘어난 점도 징계가 낮아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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