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소득대체율 20% 불과 주장…노후소득 강화 필요 주장 경제성장 정체ㆍ노인 급증…청년층 부담 고려해야 의견도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국민연금 개편이 ‘더 내고 더 받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제 얼마만큼 더 내고, 더 받을지에 대한 논의가 남았다. 소득대체율을 다른 선진 국가들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부양 부담을 모두 떠안는 청년층의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8일 정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 특별위원회(연금특위)는 지난달 10일 10차 회의를 열고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인상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낸 돈보다 훨씬 많이 받아가는 현행 구조를 고치자는 데 다수가 합의한 것이다. 아울러 보험료율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국민적 정서를 고려해 20년~30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조정을 하자는 결론도 내렸다. 이 원칙에 노동계, 비사업장가입자 대표, 공익위원 등 다수가 동의를 했으나 경영계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제 얼마만큼 더 내고, 더 받을지에 대한 논의가 남았다. 현재 소득에서 국민연금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율(보험료율)은 9%다. 현재 소득대체율은 44.5%로 현 제도가 유지된다면 앞으로 매년 0.5%포인트씩 떨어져 2028년 40%까지 낮아질 예정이다. 소득대체율은 개인이 평생 동안 벌어들이는 평균소득 대비 연금지급액 비율을 의미한다.
노동계는 소득대체율을 매년 0.5%포인트씩 올려 2028년부터는 50%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연금 가입자의 실제 가입기간이 반영되면 실질 소득대체율은 21.4%에 불과하는 게 그 근거다. 현 44.5%의 소득대체율은 40년 동안 국민연금을 납부했다는 전제로 나온 수치이고, 실제 국민연금의 평균 가입기간(18.2년)을 반영한 실질 소득대체율은 21.4%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한국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고 주장한다. OECD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회원국들의 연금 소득대체율은 평균 52.9%이다. 기초연금,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을 포함한 수치다. 반면 한국은 39.3%에 불과했다. 프랑스(60.5%), 스웨덴(55.8%) 등 국가보다는 훨씬 낮지만 호주(32.2%), 일본(34.6%)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구창우 공정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은 “현 고용시장 상황에서 국민연금 가입 40년은 불가능한 구조로 소득대체율을 올려 노후소득 보장 강화에 힘쓸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국민연금 재정고갈 우려를 고려하면 재정 부담을 후대에 전가하지 말고 지금부터 점진적으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영계는 여전히 소득대체율, 보험료율의 현행 유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연금(4.5%)과 퇴직연금(8.3%)으로 12.8%를 부담하고 있는 기업으로서는 국민연금 추가 보험료율 인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주장이다.
노동계 주장대로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올릴 경우 보험료율은 20%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근로자 월급의 20%를 국민연금에서 떼가게 되는 셈이다. 이보다 낮은 소득대체율 45%를 위해서는 보험료율이 18%, 소득대체율 40%일 경우에는 16% 보험료율까지 오르게 된다.
노후보장, 재정고갈 우려 등을 고려해 ‘더 내고 더 받는’ 방향으로 논의하되 후대의 부담도 깊게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 노인 부양 부담 때문에 근로자들이 누릴 수 있는 가처분소득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근로계층이 100만원을 벌 때 노인들에게 얼마의 연금이 지급돼야 적정한지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초연금을 고려해 국민연금 지급 수준을 정해야 한다고 봤다. 오는 2021년 기초연금이 30만원으로 올라갈 경우 기본적으로 12%의 소득대체율이 확보된다. 여기에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올리게 되면 공적연금 명목 소득대체율은 총 62%에 이르게 된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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