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현대 1공장 가동중단 구조조정·적자 악순환 직면 르노삼성·한국지엠 협력사도 잇단 악재에 불안감 더 커져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물량 감소에 따른 가동률 하락과 단가 인하 압박이 근거다. 경쟁이 심한 중국에 큰 비중을 둔 업체일수록 체감 압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작사인 베이징현대가 1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현지에 공장을 둔 부품업체들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소속 기준 중국에 공장을 둔 부품업체는 총 145곳에 달한다.
현대ㆍ기아차에 의존하는 현지 부품업체일수록 사정은 심각하다. 공장 가동률이 60%를 밑돌면서 재고가 눈덩이인 데다 재무구조까지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현대ㆍ기아차가 현지 생산물량을 줄일 경우 매출 축소는 불가피하다. 미래 기술에 대한 고민은 사치로 여겨질 정도다.
신달석 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작년부터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한 중국 현지 부품업체들이 많은 데다 현대차 중국공장이 문을 닫으면 대규모 구조조정은 불 보듯 뻔하다”며 “현대ㆍ기아차 등 일부 거래처가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바로 문을 닫기도 힘든 상황이라 적자가 계속되는 악순환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부품업체들의 몸부림도 마찬가지다. 르노삼성자동차 협력사들이 대표적이다.
임단협 협상이 길어지면서 판매량이 급감했고, 닛산의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로그’의 수탁 생산 계약의 종료를 앞두고 폐업 우려도 제기된다.
르노삼성차 협력업체 130개사가 모인 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나기원 신흥기공 대표는 “현대ㆍ기아에 납품하는 업체와 달리 르노삼성에만 납품하는 업체들은 작년부터 피해가 막심하다”며 “빨리 임단협을 마치고 수주를 받아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호소문도 보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관련 업체는 1차 협력업체 16개사를 비롯해 300개사에 달한다. 지자체가 1000억원 규모의 긴급 특례보증을 지원하고 중소기업 육성자금 1100억원을 투입했지만, 일부 업체는 일감이 없어 ‘주 3일제’를 도입했다.
재무구조 악화에 증자를 결정한 업체도 적지않다. 코스닥 시장 내 일부 부품업체들이 운영자금과 시설투자자금 등의 목적으로 증자를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규모와 기술수준을 고려할 때 개발 여력이 크지 않아 빈 곳간을 채우는 데 급급한 셈이다.
판매량이 저조한 한국지엠에 납품하는 부품업체들의 속앓이도 여전하다. 주력모델인 신형 말리부가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고 있고, 신차 상륙이 미뤄지고 있는 탓이다.
실제 한국지엠은 지난 2월 지난해 같은 기간(5804대)보다 10.8% 감소한 5177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수출량은 3만921대에서 10.9% 감소한 2만7541대를 기록했다. 납품 실적은 2016년 5조2267억원에서 2017년 4조6375억으로 11.3% 줄었다. 지난해 실적은 이보다 더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평2공장의 생산물량을 축소하는 ‘잡다운(라인 운영속도 변경)’ 논의에 준중형 SUV 개발권이 중국에 넘어가면서 불안감은 더 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지엠 협력사들은 공장 가동률 하락에 따른 제2의 군산공장 우려로 장기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정부가 유동성 위기를 겪는 부품업체에 3조5000억원을 지원하는 산업 활성화 방안을 공개했으나 체감되는 효과도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은 “구조조정을 결정한 부품업체들도 인원을 내보려면 몇 푼이라도 줘야 할 것 아니냐”며 “판매량이 감소할수록 부품업체의 재무구조는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정찬수ㆍ김진원 기자/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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