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ㆍ현대모비스에 8조3000억 규모 배당 요구한 엘리엇 - 현대차ㆍ모비스 지분, 엘리엇 압도…변수는 외국인 지분 - 글래스 루이스, 현대차에 ‘손’…외국인 투자자, 권고 따를 가능성↑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22일로 예정된 현대자동차의 정기주주총회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주총의 가장 큰 관심사는 고배당을 요구한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과 현대차의 표 대결.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글래스 루이스가 최근 높은 배당 대신 현대차의 ‘미래를 위한 투자’에 손을 들어주며 상황은 현대차에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달 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8조3000억 규모의 고배당 확대 및 추천 사외이사 선임 등을 포함한 주주제안을 발송했다. 현대차에 보통주 1주당 2만1976원의 배당을, 현대모비스엔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의 배당을 제안했다. 배당금 총액을 살펴보면 각각 5조8295억, 2조5001억원으로 모두 양사의 당기순이익을 2~3배 웃도는 수준이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순현금자산이 “경쟁사 대비 과대한 초과자본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하고 있지만, 재계에선 엘리엇이 그 동안의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고배당을 요구한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무산 및 실적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엘리엇 측의 주주제안을 ‘당연히’ 거부했다. 4차 산업혁명과 시시각각 급변하는 자동차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미래경쟁력 확보를 저해하고 기업 가치 및 주주가치를 훼손시킬 우려가 높은 고액배당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보유한 지분을 놓고 봐도 현대차의 승산이 더 높다.
엘리엇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지분이 각각 2.9%, 2.6%인데 반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해 각각 29.11%, 30.1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수는 외국인 지분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외국인 지분은 각각 44.6%, 46.37%. 엘리엇의 고배당 요구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손을 들어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현대모비스ㆍ글로비스의 분할ㆍ합병 안건에 반대를 권고했던 자문기관인 글래스 루이스가 현대차ㆍ현대모비스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최근 낸 의결권 자문보고서에서 엘리엇의 제안 대신 현대차 제안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글래스 루이스는 보고서에서 “이번처럼 대규모 일회성 배당금을 지급해 달라는 제안에 대해 주주들의 지지를 권고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며 “빠르게 진화하는 자동차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현대차가 경쟁력 향상과 장기적 수익률 제고를 위해 상당한 연구개발(R&D) 비용과 잠재적 인수합병(M&A) 활동이 요구될 것이라고 인정한다”고 밝혔다.
글래스 루이스는 ISS와 함께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기관으로 꼽힌다. 재계에선 글래스 루이스가 현대차 사측의 손을 들어주며, 현대차의 주주 설득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별도 주총 의안 분석 조직을 갖추지 않은 외국인 투자자 상당수가 글래스루이스 권고에 따라 투표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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