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ㆍ건축 혁신안’ 발표 -전문적ㆍ선제적 가이드라인 제시 -현상설계로 창의적 건축디자인 유도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서울시가 인근 지역과 단절된 채 섬처럼 고립되고 천편일률적인 ‘아파트공화국’에서 탈피해 천혜의 경관과 공동체를 회복하고 새로운 미래 경관을 창출하기 위한 ‘도시계획 혁명’을 선언했다.

서울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아파트 정비사업 혁신ㆍ건축디자인 혁신을 양대 축으로 하는 ‘도시ㆍ건축 혁신(안)’을 12일 발표했다.

핵심적으로 ‘도시ㆍ건축 혁신을 위한 뉴 프로세스’를 실행한다. 도시계획 결정권자로서 서울시가 정비사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민간과 함께 고민하고 전문적인 지원을 하는 내용이다.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도시 전반의 경관과 역사 문화적 맥락을 고려하면서도 입체적인 건축디자인을 유도하는 동시에, 민간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서 사업성과 투명성은 높이고 기간과 비용, 혼선과 갈등은 대폭 줄인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민간건축물 중에서도 주택 유형의 58%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비중이 크고 높이가 높아서 서울의 도시경관을 사실상 좌우하는 아파트의 폐쇄성과 획일성을 극복해야 미래 100년을 바라본 도시계획 혁명을 실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100년 도시계획’을 목표로 고도성장기 주택ㆍ인프라 대량 공급과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지면서 멸실된 공동체 문화, 고층건물로 가려진 산과 강, 훼손된 역사자원을 회복하기 위해 서울 전체, 지역단위별 공간관리의 기준과 원칙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왔다.

이번 도시ㆍ건축혁신(안)의 주요 골자는 정비사업에 대한 공공의 책임 있는 지원을 위한 ‘뉴 프로세스’ 실행, ‘사전 공공기획’ 단계 도입, ‘아파트단지의 도시성 회복’, 건축디자인 혁신 등 4가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문조직을 신설하고 제도적 지원도 병행한다.

우선 정비계획 수립 前 사전 공공기획부터 사업시행인가까지 정비사업 전 과정을 공공이 책임 있게 관리ㆍ조정ㆍ지원하는 ‘뉴 프로세스’를 도입한다.

특히 정비사업이 신속하게 결정ㆍ추진될 수 있도록 정비계획 수립 前 ‘사전 공공기획’ 단계에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의 자문ㆍ협력으로 계획의 큰 방향을 세운다.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여러 차례 보류되는 일을 방지해 정비계획 결정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단축(심의 3회→1회, 기간 20개월→10개월)한다는 목표다.

새롭게 도입되는 ‘사전 공공기획’은 정비계획 수립 전에 공공이 건축계획, 지역특성, 사회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각 단지별로 전문적이고 선제적인 정비계획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단계다. 기존의 계획수립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폭넓게 고려함으로써 향후 예측가능성을 담보한 가운데 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도시 속 ‘섬’처럼 단절되고 폐쇄적이었던 아파트가 주변과 연결되는 열린 생활공간이 될 수 있도록 서울시 아파트 조성기준을 새롭게 마련한다. 슈퍼블록은 쪼개고 아파트지구 같은 대단위 아파트 밀집지역의 경우 단지를 넘어서 일대 지역을 아우르는 입체적 지구단위계획으로 확대 수립한다. 사전 공공기획 단계는 물론 앞으로 서울에서 시행되는 모든 아파트 정비사업의 일반 원칙이 된다.

이와함께 성냥갑 같은 획일적인 아파트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창의적인 건축디자인을 유도하기 위해 ‘현상설계’를 적용하고 특별건축구역 등 관련 제도를 적극 활용한다. 이미 고덕ㆍ강일지구의 경우 개별 단지별로 현상설계공모를 시행해 다양한 건축디자인 도입을 시도 중이다.

이와 같은 내용으로 수립한 ‘서울시 도시ㆍ건축혁신(안)’은 시민, 전문가 등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과 시범사업을 거쳐 내용을 정교하게 가다듬어 올 하반기 본격 실행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아파트 정비사업 전 과정을 전문적으로 지원할 전담조직 ‘도시건축혁신단(가칭)’이 하반기 중 신설된다. 또 도시계획위원회 등 정비사업 관련 위원회 위원 중 총 50명 내외로 ‘공공기획자문단’도 구성한다. 시는 향후 서울시 관련 기능ㆍ조직을 모두 통합해 싱가포르의 URA 같이 서울시 도시ㆍ건축 전 사업을 관할하는 ‘공적개발기구’로 확대ㆍ발전시킬 예정이다.

앞으로의 정비사업은 사업별 주관부서를 중심으로 ‘도시건축혁신단’과 ‘공공기획자문단’이 원 팀(ONE TEAM)이 되어 계획의 일관성을 유지한 가운데 추진하게 된다.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도시 곳곳에서 가우디의 독창적인 건축물을 보면서 자란 바로셀로나의 아이들과 성냥갑 같은 건물만 보고 자란 우리 아이들은 상상력, 창의력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이제는 도시계획헌장~서울플랜~생활권계획으로 완성된 빈틈없는 도시계획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겨 미래 100년 서울의 도시경관을 새롭게 창출해야 한다. 그 해법이 이번 도시ㆍ건축 혁신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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