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스페인 하숙’, 아는 맛이 무섭다는 걸 보여주러 온다.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tvN 새 예능프로그램 ‘스페인 하숙’ 기자간담회에 나영석·장은정 PD와 김대주 작가가 참석했다.‘스페인 하숙’은 제목 그대로 스페인의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 마을에서 하숙을 차린 스타들의 모습을 담는다. 배우 차승원·유해진·배정남이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한식과 잠자리를 제공, 타지에서 만난 한국인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고 돌아왔다. 앞서 ‘삼시세끼’ 시리즈로 남다른 유머 감각과 호흡을 자랑했던 차승원·유해진의 재회, 순수함과 열정을 동시에 갖춘 덕에 ‘예능 대세’로 떠오른 배정남의 합류가 기대를 모은다. 오는 15일 오후 9시 30분에 첫 방송을 내보낸다.▲ 촬영 장소를 스페인으로 택한 이유는?“스페인 관광청의 협조는 전혀 받지 않았다(웃음). 원래 ‘삼시세끼’ 새 시즌을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출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별한 걸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외국에서 삼시세끼를 해볼까’ 하다가 하숙집을 운영하는 것으로 스케일이 커졌다. 스페인에 간 이유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관심이 있어서였다. 우리나라가 많이 어렵지 않나. 이에 고민이 있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가는 곳이라고 들었다. 또 800km 가까이 되는 길에 한식집이나 한국말이 통하는 숙박업소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에 우리가 그들(한국인 여행객)에게 선물같은 하룻밤을 선사해주면 의미있겠다 싶어 스페인을 가게 됐다. 당분간은 안 갈 거다(나영석 PD)”“스페인은 식자재가 풍부하고 다양해서 한식을 만들기에도 어렵지 않았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재료가 많고 맛도 비슷해서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장은정 PD)”▲ ‘삼시세끼’ 혹은 ‘윤식당’ 시리즈와 비슷하리라는 예측도 나온다“우리도 그런 우려를 안고 스페인으로 떠났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웃음). 사실 유해진·차승원이 우주정거장에 간들 똑같은 짓을 하고 있을 것 같다. 아마 시청자들은 유해진과 차승원의 케미스트리랄까,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웃음을 보여드리는 관계를 보고 싶어한다고 생각했다. ‘삼시세끼’를 또 해도 많이들 즐겨주셨겠으나, 조금 다른 환경에서 보여드리고 싶은 게 제작진·출연자들의 공통된 뜻이라 외국까지 가서 하숙을 열었다. 익숙한 케미스트리와 즐거움이 분명히 나오겠지만, 산티아고를 걷는 많은 분들과의 관계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나 PD)”“(‘스페인 하숙’ 손님은) 늘 먹던 한식을 먹는 사람이 아니다. 한 달 이상 걷는 사람들이 지칠 때 (‘스페인 하숙’을 통해) 한식을 만나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행복해했다. 게다가 우리 하숙을 지나면 전체 순례길에서 가장 가파른 곳을 올라가게 된다. 때문에 우리가 그들(여행객)에게 더 큰 힘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장 PD)”“음식 중에 제일 무서운 게 아는 맛이지 않나. (‘스페인 하숙’은) 아는 맛들을 굉장히 많이 접하실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김대주 작가)”
▲ 스타의 민박집 운영기를 담은 리얼리티가 앞서 큰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스페인 하숙’은 어떻게 다른가?“우리도 (비슷한 콘셉트에 대해) 우려했지만, 우리만의 방식으로 만들었기에 시청자들이 맥락을 이해해주실 거라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하숙집이기 때문에 매일 손님이 온다. 적게 올 때도, 많이 올 때도 있다. 오시는 분들이 누구인지도 모른다. 알베르게(산티아고 순례길 숙박시설의 명칭) 특성 상 예약 손님이 아니다. 여행객들이 지나가다 쉬고 싶은 마을에 예고 없이 들러 침대 있으면 자고, 없으면 다른 가게로 가는 구조다. 우리는 거기서 열흘 머물렀다.매일 누가, 몇 명이 올지 짐작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하숙집을 찾아주신 분들이 계셨다. 인상 깊었던 점은 우리나라에서 순례길을 찾는 분들은 종교적 의미 때문이 아니라 사적인 고민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는 거다. 회사를 그만뒀거나 이직을 앞뒀거거나 가족끼리의 큰 결정을 앞두고 있거나… 솔직히 말하면 기획할 때는 그런 분들의 이야기도 조금은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가서 촬영을 하는데 손님을 받는 유해진 씨가 (숙박객들에게) 그런 질문을 한 마디도 안 했다. ‘왜 오셨나요’ ‘무슨 고민이 있나요’ 대신 어디 아픈 덴 없는지, 뭐 먹고 싶은지, 식사를 마치면 맛있게 먹었는지, 떠나는 손님에게는 건강하게 잘 걸으시라는 정도의 이야기만 했다. 결국 내가 ‘뭐하시는 분인지 물어봐야 하지 않냐’고 했더니 ‘여기 오시는 분들은 누구나 다 뭔가 힘들고 고민 있어서 왔을 텐데 굳이 우리까지 물어보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 우리는 맛있는 밥 주고 따뜻한 잠자리 주면 된다’고 답했다. 그래서 ‘스페인 하숙’에서는 일반 여행객의 사연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나 PD)”▲ 숙박객은 한국 여행자들로 한정됐나?“‘한국인만 받는다’고 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여행자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간판을 한글로 만들긴 했다. 다만 우리가 빌린 알베르게가 기존에 운영되던 곳이라 찾아오는 외국인들도 있었다. 손님과의 소통은 유해진 씨가 담당했다(장 PD)”▲ 숙박비는 어떻게 책정했나?“순례길은 고행의 길이다. 휴가나 휴양을 즐기는 목적이 아니라 알베르게 역시 단촐한 2층 침대가 빽빽하게 놓여있고 편의 시설이 없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저렴하다. 우리가 빌린 알베르게의 주인도 ‘숙박비를 올리지 말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따라 1박에 5유로로 책정했다(나 PD)”▲ 손님이 찾아오지 않는 시간에 출연자들은 무엇을 했고, 그동안의 예능적 요소는 어디에서 찾았나?“손님이 오지 않는 빈 시간은 준비를 하느라 다들 정신이 없었다. 차승원 씨는 언제, 몇 명이 올지 모르니까 항상 음식을 넉넉하게 준비했다. 유해진 씨도 침대를 깨끗하게 정리하는 등 일을 했다. 그럼에도 남는 시간이 있으면 유해진 씨는 이런 걸(표지판) 만들었다. ‘삼시세끼’ 때보다 발전한 느낌의 물건을 만들어 ‘이케요’라는 브랜드도 론칭했다. 반면 배정남 씨는 여유가 생기면 잤다. 체력을 비축해야 하니까. 또 정남 씨는 동네 이 가게 저 가게 돌아다니기도 했다. 나중에는 동네 주민들과 친분이 두터워져서 정남이가 나가기만 하면 다들 인사를 했다. 친화력은 세계 어디가도 최고인 친구다(김 작가)”
▲ ‘나영석 사단’ 예능에 처음 출연한 배정남은 어땠나?“우리는 (출연자간) 케미스트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열흘이나 같이 있으려면 (차승원·유해진과) 호흡이 잘 맞아야 했다. 공통적으로 아는 인물을 찾다가 배정남 씨가 생각났다. 차승원 씨에게는 모델 겸 연기자 후배이고, 유해진 씨와는 친분이 있었다고 한다. 처음 함께 작업하는 것이라 배정남 씨가 어떤 친구인지 현장에 가보고서 알았다. 본능에 충실한 친구다. (촬영하는 동안)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남은 밥을 먹었는데, 간혹 손님이 많으면 밥이 없어 라면만 끓여먹어야 했다. 이럴 때 보통은 ‘그래도 뿌듯했다’는 반응을 기대하기 마련인데, 배정남 씨는 다음부터 악착같이 자기 몫을 빼놓았다. ‘손님들이 추가해달라고 하면 어떡하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해야 한다’더라(웃음). 자기 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기가 피곤하면 일을 안 한다. 그렇지만 미워보이지 않았다. 솔직하고 꾸밈없는 친구다(나 PD)”“체력이 너무 약하다. 오후 3~4시만 되면 쓰러진다. 승원이 형과 해진이 형이 그 모습을 보고 ‘쉬라’고 하면, 막내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쉰다(웃음). 방송이라서 그런 게 아니다. 두 형을 너무 좋아하지만 본인 체력이 안 되면 쉬는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웠다. 사실 하숙 운영이 힘들다. 아침 6~7시에 출근해서 숙박객들이 자는 10시 정도에 퇴근했기 때문이다. 이만큼 긴 촬영을 제작진도, 출연자들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세 사람의 케미스트리 덕분이었다. 특히 셋 다 솔직했다.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릴 때 자고 힘들면 서로 도와줬다(김 작가)” ▲ 나영석 PD의 예능에는 항상 ‘음식’이 강조되는데 이유가 있나?“나에게 음식이란 이 세상 모든 사람이 가장 적은 노력과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사치다. 인생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즐거움의 포인트이기에, 이걸 누구와 나누고 어떻게 먹느냐가 나한테는 굉장히 중요한 주제다. 그래서 예능으로도 많이 접근하고 있다(나 PD)”
▲ ‘특별한 걸 해보고 싶었다’던 출연자들은 ‘스페인 하숙’ 촬영 후 어떤 소감을 남겼나?“제작진은 ‘다시 삼시세끼로 돌아가자’는 반응을 바랐는데 예상 외로 ‘또 하고 싶다’고 했다(웃음). 굉장히 좋아하셨다. ‘삼시세끼’ 시리즈는 늘 우리끼리만 있었지 않나. 차승원·유해진 씨와 제작진 등 친한 사람들끼리 만들어나가는 소소한 하루였다면, ‘스페인 하숙’은 우리가 모르는 손님들이 오기 때문에 다들 긴장했다. 그 점을 힘들어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뿌듯함을 느낀 것 같다. 그래도 제작진은 가능한 ‘스페인 하숙’은 이번 한 번으로 끝내고, 다시 섬으로 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하하(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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