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사고후 700여곳 가동 멈춰 “원인 빨리 규명 조속 정상화를”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가 일부 시설에 대한 가동중단을 요청했으나 후속 조치가 늦어지면서 설치 기업들이 고충이 커지고 있다. 상당수 ESS가 넉달 넘게 사실상 방치되면서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경북 경산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발생한 ESS 화재 사고는 총 20건에 달한다.

이에 정부는 지난 연말 다중이용 시설에 설치된 ESS에 대한 가동중단을 요청한 데 이어 지난 1월 22일에는 민간사업장에 대해서도 별도의 전용 건물에 설치되지 않는 경우는 원칙적으로 가동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정부는 이어 전용 건물이 있더라도 ‘민관 합동 사고원인 조사위원회’ 권고에 따라 최대 충전율을 70% 수준 이하로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작년말 기준으로 국내 ESS 사업장은 총 1400여곳으로 규모는 약 4.5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이 가운데 최소 700여여곳의 가동이 공식ㆍ비공식적으로 중단된 상태로 추정된다.

ESS는 전기 사용량이 많은 기업들이 전기요금 절감을 위해 설치해 왔는데, 통상 기업이 설치 비용을 전액 부담하기 때문에 가동중단에 따른 손실도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다.

업계는 1㎿h(메가와트시) 규모의 ESS가 한달동안 가동을 멈추면 평균 1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만일 4.5GWh 규모의 설비가 전면 중단되면 한 달에 45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상당수 기업은 대출을 통해 ESS를 설치한 터라 가동을 중단할 경우 이자 상환 부담은 물론 투자비도 회수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 때문에 일부 중소기업에선 정부의 가동중단 권고와 화재 위험에도 불구하고 손실 부담을 더는 감당할 수 없다며 ESS를 계속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작년 12월 강원도 삼척에서 발생한 ESS 화재는 배터리 생산업체의 요청을 무시하고 가동을 강행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가동중단 공문을 전달한 지 한달 이상 지났는데 대책은 커녕 사고원인 규명도 늦어지고 있어 해당 업체들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면서 ”ESS 사업은 환경 보호와 전기사용량 감축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조속히 종합대책을 마련해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이달(3월) 말까지 조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재훈 기자/igiz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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