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30여분 만에 발화 지점에서 속초 해안까지 번져 -고성과 속초 인근 주택과 숙박시설 창고 등 340여개 시설물 피해
[헤럴드경제=성기윤 기자] 강원도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 속에 순식간에 번졌다.
고성군 토성면 일대와 속초시 장사동 일대를 초토화한 불은 4일 오후 7시17분께 시작됐다. 원암리에 있는 한 주유소의 맞은편 전주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 불은 순식간에 근처로 번졌다. 때마침 불어온 태풍급의 강한 바람 때문이었다.
야산으로 옮겨붙은 불은 자동차를 뒤집어 놓을 정도의 강력한 바람을 타고 동쪽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바로 옆 일성 콘도미니엄을 스친 뒤 순식간에 현대콘도미니엄을 덮쳤다. 이들 두 개 콘도미니엄의 주 건물은 직원과 소방관들의 노력으로 화마를 피했으나 컨테이너와 조립식 건물 등 주변 시설물들은 불길을 피해 가지 못했다. 현대콘도미니엄 주변의 식당과 편의점, 일반주택 3∼4채도 화마에 쓰러졌다.
불은 부채꼴 모양으로 퍼졌다. 속초 방향으로 확산한 불은 노학동 한화리조트를 거쳐 장사동과 속초 시내 쪽으로 내달았다. 이 과정에서 한화리조트 대조영 드라마세트장이 초토화됐으며 이어 장천마을도 쑥대밭이 됐다.
장천마을을 집어삼킨 불은 영랑호로 진출, 호수를 사이에 두고 두 갈래로 갈라져 한줄기는 장사동 횟집촌, 다른 한줄기는 속초의료원 방향으로 진출하면서 호수 주변에 있는 건물들을 태우고 산불 발생 1시간 30여분 만에 해안가까지 도착했다.
산불이 발화된 지점에서 장사동 해안까지 거리가 직선으로 약 7.2km정도 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강풍을 타고 온 산불은 일반인의 뛰는 속도보다 빨랐다고 할 수 있다. 고성 쪽으로 확산한 불은 원암리와 인흥리, 성천리, 용촌리, 봉포리, 천진리를 휩쓸었다.
이들 지역에서는 주택 125채와 창고 6채 등 모두 136채의 건물이 소실됐다. 속초에서도 주택 35채와 숙박시설 24채, 창고 20채 등 모두 209개의 시설물 피해가 났다. 속초지역 피해 가운데 109개는 대조영 드라마세트장에 있던 시설물이다. 날이 밝은 5일 둘러본 피해 지역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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