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안이한 판단으로 하노이 회담 임해” -“이도훈ㆍ김혁철ㆍ비건 남북미 워킹그룹 필요”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에게 있는 만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 부위원장을 경질하거나 그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5일 발간된 ‘세종논평’에 실린 ‘제3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조건과 북미 핵합의의 방향’을 주제로 한 글에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에게 권한을 부여해야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 본부장은 먼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은 정상회담 날짜를 먼저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급하게 실무회담을 진행하면서도 핵심적 결정을 정상들에게 맡기는 기존의 톱다운 방식의 한계를 잘 보여줬다”며 “무엇보다 북한이 김혁철에게 비핵화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협상 권한도 부여하지 않은데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고지도자 1인에게 권력이 고도로 집중돼 있는 북한체제의 스탈린주의적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보다 심각한 것은 실무협상 기간 미국이 북측에 전달한 요구사항들조차 김 위원장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 결과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 폐기 대신 미국으로부터 제재 해제를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매우 비현실적이고 안이한 판단을 가지고 하노이 회담에 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특히 “현재 김 위원장의 비핵화협상을 총괄적으로 지휘하고 있는 인물은 김영철”이라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영변 핵시설 폐기 플러스 알파(α)의 비핵화 조치’ 논의에 전혀 준비돼있지 않은 것과 미국에게 과도한 제재 해제를 요구함으로써 회담이 결렬된 데 대한 가장 큰 책임은 김영철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보여준 비현실적 협상전략은 그의 눈과 귀가 북한 강경파들에 의해 가려져 합리적 판단에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김영철에게 하노이 협상 결렬의 책임을 물어 그를 경질하거나 그에 대한 의존도를 현저하게 줄이지 않는 한 앞으로도 미국과 북한 간 핵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정 본부장은 계속해서 “3차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노딜로 연결되지 않으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포괄적 공정표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김 위원장이 북한 실무회담 대표인 김혁철에게 비핵화문제에 대해 충분한 협상 권한을 부여하고 북미 실무협상 내용을 직접 상세하게 보고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 본부장은 한국의 북미 실무회담 과정에 적극적인 참여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 대미특별대표 사이의 실물회담 정례화를 제언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거나 대북특사를 통해 이도훈과 김혁철 간 실무회담 정기개최를 북측에 제안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도훈ㆍ김혁철 실무회담이 성사되면 한국 정부는 이를 이도훈ㆍ김혁철ㆍ비건이 참가하는 남북미회담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며 “3차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해서는 한미 워킹그룹과 비슷한 형태의 북미 또는 남북미 워킹그룹이 만들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또 “실무회담에서 정상회담 합의문 초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모두 만족할 정도의 의견 접근이 이뤄지면 그때 가서 정상회담 날짜를 확정해야 할 것”이라면서 “북미 실무회담이 정례화ㆍ상시화되면 김 위원장도 충분한 조율 부족으로 하노이에서처럼 합의문 서명을 하지 못하고 귀국하는 것과 같은 수모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비핵화해법으로는 미국의 일괄타결과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를 절충하기 위해 북미가 실무회담에서 양측의 요구사항을 모두 협상테이블에 올려놓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포괄적 공정표를 완성한 뒤 합의사안을 동시적ㆍ병행적ㆍ단계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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