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SNS 성격…‘직업’구분 모호 고용주 “회사 이미지 실추 위험”
#. 직장인 윤모(28) 씨는 퇴근 후엔 부수입이 쏠쏠한 파워블로거로 변신한다. 그는 여행, 일상 정보를 담은 개인 블로그를 운영한다. 여행 후기를 올려 조회수를 높인 후, 광고 수익이 발생하면 경비로 보태 다음 여행도 계획한다. 일 평균 방문자수를 높이기 위해 최신 영화, 최신 유행 맛집까지 찾아다니느라 바쁘지만 회사 팀내에서도 ‘취미생활’로 인정해준다. 개인 신원을 밝히지 않고 운영하는 한, 블로그 운영은 사생활의 영역이라는 공감대가 사내에서도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 직장인 김모(31) 씨는 최근 유튜브 계정에 ‘당분간 잠정 휴업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그는 회사와 실명, 나이를 밝히지 않고 일상 영상을 올리는 브이로그 채널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김 씨의 얼굴을 알아본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회사에 소문이 퍼졌다. 처음엔 재미있는 ‘취미’라며 응원하던 회사 사람들은 김 씨 채널의 구독자가 1000명 단위로 늘어나고 ‘유튜브가 돈이 된다’는 소리를 듣자 얼굴색을 바꿨다. “근데 그거 위에서 허락은 받은거야?”라는 상사의 한마디에 김 씨는 채널 운영을 중단했다.
유튜브가 ‘떴다 하면 대박’인 고수익 창출 채널로 떠오르면서 직장인 유튜버들을 둘러싼 ‘겸직’ 문제가 사회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유튜버를 ‘겸직’으로 보고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과 제한적인 선에서나마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선다.
직장인 유튜버 논란의 중심에는 유튜버를 ‘겸직’에 해당하는 직업으로 볼 수 있냐는 질문이 자리한다. 직장인 유튜버를 꿈꾸는 이들은 대부분의 유튜브 채널은 수익창출 효과가 없는 개인의 SNS 성격이라며 겸직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유튜브 운영에 대한 제약은 블로그를 비롯한 개인 사생활에 대한 사측의 지나친 침해라는 것이다.
반면 사측의 입장은 다르다. 익명의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근로자에 대한 겸직 금지 조항은 대다수 기업이 가지고 있다”며 “신원이 밝혀진 직원이 온라인 상에서 문제를 일으킬 경우 회사 이미지를 실추할 수 있기 때문에 보고가 올라온 이상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신원을 노출하지 않고, 회사나 업계와 무관한 내용으로 운영해 사측이 인지하지 못할 경우에는 제재할 방법이 없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회사 눈치를 보느라 유튜버 도전이 어려운 직장인들과 달리 정치인은 ‘정계은퇴’ 한마디로 유튜버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자격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서울특별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은퇴선언을 한 정치인이 유튜브로 수익을 얻은 후, 이를 번복하고 복귀해도 규제를 받지 않을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놔 한차례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정계은퇴를 한다고 선언하고 유튜브로 수익을 얻은 후, 이를 번복하고 출마해 정치자금으로 활용해도 문제되지 않는다. 실제로 정계 은퇴를 선언한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유튜브, 팟빵 등 인터넷 방송 활동 등으로 수익을 얻고 있다. 유 이사장이 추후 출마를 선언하고 유튜브 수익을 정치자금으로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현재로선 문제삼을 여지가 없다는 것이 선관위의 판단이다.
김유진 기자/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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