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중 1월 아프리카 도착, 여행유의→자제지역 여정 -4월 초 ‘무경보 지역’ 베넹 이동 중 납치 -정부 처벌은 최고단계 ‘여행금지’ 지역만 대상 -외교부 “위험지역 전반 경보체제 정비할 것”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세력에게 납치됐다 프랑스군에 구출된 한국인 A씨의 아프리카 여행은 안전과 위험을 넘나드는 여정이었다. 그는 정부가 철수를 권고하는 말리에도 머물다가 여행자제 지역이던 부르키나파소로 건너와 납치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약 1년 6개월 전 개인적인 세계여행 차 한국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진 A씨는 지난 1월 북아프리카 모로코에 도착했다. 이어 세네갈→말리→부르키나파소를 거쳐 베냉 공화국으로 이동 중 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부르키나파소에 도착한 것은 지난달 초순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모로코 수도 카사블랑카 일대와 세네갈에는 여행경보 1단계인 남색경보(여행유의)를 발령하고 있다. 모로코의 경우 남부인 서사하라지역은 황색경보(여행자제)를 발령 중이다.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북부 지역 4개 주에는 3단계 적색경보(철수권고)를 내린 상태다. 북부를 뺀 부르키나파소 전체는 2단계 황색경보(여행자제) 지역이다. A씨가 건너가려 했던 베냉에는 발령된 여행경보가 없다. 전체적으로 볼 때 A씨의 아프리카 여정엔 위험단계만 다를 뿐 대부분 ‘여행경보지역’이 포함됐던 셈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13일 “A씨의 경로를 살펴봤을 때 상당히 위험한 지역을 통과한 것은객관적으로 맞다”고 밝혔다.
그러나 A씨의 여정을 강제로 제한할 근거는 없었다. 현행 여권법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위험지역 여행 국민에게 부과하는 제재는 최고단계인 흑색경보(여행금지)지역만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라크ㆍ예맨ㆍ시리아ㆍ필리핀 등 7개국(필리핀은 일부지역만)이다. 영주(永主)나 인도적 사유ㆍ공무 등의 목적을 제외하고 당국 허가 없이 이들 국가나 지역에 갔을 땐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처럼 여행유의지역과 자제지역을 여행하던 A씨는 지난달 12일(현지시각) 부르키나파소에서 버스를 타고 베냉으로 이동하다 파다응구르마 지역에서 무장괴한의 습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버스에는 10명이 타고 있었으며, A씨와 미국인 1명만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현지 언론은 아프리카 말리에 근거지를 둔 무장세력 ‘카티바 마시나’가 이번 납치의 배후세력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피랍 후 한국 정부에 그 어떤 접촉도 없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무장세력의 납치 목적에 대해서는 프랑스 당국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A씨 역시 자신이 납치된 이유에 대해서 진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외교부 당국자는 13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A씨가 프랑스 군 병원서 기본 건강검진을 받았고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당국자는 “심리검사 등을 추가해서 경과를 지켜본 뒤 이상 없을 경우 13일(프랑스 현지시각) 퇴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고 부연했다.
이어 당국자는 “이번 사건의 재발 방지에 힘쓸 것”이라며 관련 대책을 설명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우선 이번 납치 사건이 발생한 부르키나파소 동부지역 여행경보 단계를 상향한다. 현재 이 곳의 여행경보는 ‘여행자제’로 분류된 2단계다. 이를 3단계인 ‘철수권고’로 상향하겠다는 것이다. 또 여행경보가 없었던 부르키나파소남쪽 베넹 지역의 여행경보를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기회에 여행위험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경보 체제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외재난의 체계적인 대처를 위해 프랑스 등 위기관리 선진국과의 국제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연내 프랑스와 위기관리에 관한 한-불 의향서(LOI)를 체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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