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밤샘교섭 노사 합의 울산도 타결…전국파업 상황 끝 준공영제·요금인상은 국민부담
서울·경기·부산을 비롯한 전국 버스노조가 파업 돌입을 앞두고 극적으로 파업을 철회하거나 유보하면서 우려했던 출근길 버스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노조의 요구조건을 수용하기 위해 정부 재정 지원과 함께 버스 요금 인상이라는 부대조항이 담기면서 결국 부담은 국민에게 고스란히 전가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주52시간제 도입 이후 1년이 넘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뒷짐지고 있다 부랴부랴 대책을 쏟아낸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토교통부는 15일 오전 8시 30분 현재 파업을 예고했던 전국의 모든 버스노조가 파업을 철회하거나 유보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대구, 인천, 광주, 전남, 경남, 서울, 부산, 울산 등 8개 지자체 버스 노사가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타결지었고, 경기, 충북, 충남, 강원, 대전 등 5개 지역 버스노조는 파업을 보류했다. 울산은 이날 오전 8시를 넘겨 가장 늦게 협상을 타결지었다. ‘급한 불’은 일단 껐다는 평가다. 문제는 줄줄이 오를 버스요금 인상과 파업을 막기 위해 내걸었던 약속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이다. ▶관련기사 3면 정부와 여당은 준공영제 확대하겠다고 밝혀둔 상태다. 경기도의 지방자치단체 사이를 오가는 광역급행버스와 일반 광역버스에 대한 준공영제를 도입하고,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인천(일부), 제주, 경기(일부) 등 8개 지자체가 시행하고 있는 준공영제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준공영제는 정부가 버스회사의 버스 노선을 직접 결정하는 등 운영을 일부 맡는 것이다. 지자체마다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 사이에 지원금이 버스회사의 적자를 막기 위해 매년 지급되고 있다. 지난해 5월에 한국교통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로 및 준공영제 평균 월급’을 전국적으로 적용할 때 1조 3433억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인상된 임금을 메우기 위해 정부가 권고한 버스요금 인상도 결국 시민들 몫이다. 경기도는 일반 시내버스 요금을 1250원에서 1450원으로, 좌석버스 요금을 2400원에서 28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서울시는 “지금 당장 요금인상은 없다”고 했지만 추후 요금인상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평가다. 충남과 충북, 세종, 경남 등에서도 올해 안에 버스요금 인상을 추진키로 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국민세금으로 적자를 보전해 파업을 막는 것은 누가 못하겠냐”고 비판했다. 특히 준공영제의 무분별한 확대가 ‘묻지마 재정지원’으로 흐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정부가 성급히 내놓은 준공영제 확대는 버스회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며 “적자를 메꿔주는데, 그 적자가 어디에서 났는지에 대한 확인이 어려울 수 있다. 시민과 국민을 볼모삼아 예고한 파업에 준비안된 정부가 완전히 굴복한 것”이라고 했다.
김황배 남서울대 공간정보학과 교수는 “지자체의 버스 노선은 지하철과 중복이 되거나 버스끼리도 겹쳐 개선이 필요한 구간이 많다”며 “종합적인 판단을 통해 버스 노선을 개선하고, 이후에 재정지원이나 요금을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비판했다. 또 “정부가 1년이 넘는 준비기간이 있었음에도 손을 넣고 있었다“며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익 증진 없이 요금이 올라가니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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