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 국회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비례대표) 사무실에 “어쩌다 의원직을 상실하게 됐냐”는 위로 전화가 쏟아졌다. 이 의원실 측은 “저희 의원님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상대방은 수화기 너머로 “뉴스에서 나와서 다 아는데…”라며 못 미더운 목소리를 냈다. 지난 1월 대법원 유죄 판결로 하루에 금배지가 떨어진 경기 평택갑의새누리당 이재영 의원과 착각해 동명이인인 그의 사무실로 전화가 잘못 걸려온 것이었다.

#. 7ㆍ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통해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광주 광산을)이 국회에 입성하자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대구 북갑) 사무실에 난데없는 축하 꽃다발이 쏟아졌다. 결국 새누리당 권 의원은 동명이인인 새정치연합 권 의원과 혼동되는 상황을 피하고 싶다며 언론에 ‘與권은희ㆍ野권은희’로 표기해 달라는 이색적인 주문을 했다. 각각 여야의 ‘심장부’ 격인 대구 북부갑과 광주 광산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민들의 반응이 예민하기 때문이다.

이름이 같거나 비슷한 국회의원들의 웃지 못할 사연이다. 이름 석자가 곧 ‘브랜드’인 국회의원들에게 동명이인의 또다른 의원이 국회에 있다는 건 반가운 얘기가 아니다. 자주 혼동되는 상황 때문에 본의 아니게 경쟁을 벌여야 할 때도 있기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전입 고참’인 새누리당의 권 의원이 한글 이름의 본회의장 명패를 쓰면서, 새정치연합 권 의원은 한자로 된 본회의장 명패를 사용하게 됐다. 그래도 헷갈리는 일이 많자 급기야 새누리당 권 의원은 의원회관 사무실 현관문에 ‘새누리당 대구 북구갑 권은희 의원실입니다’라는 안내문을 써 붙였다.

비슷한 이름으로 동료 의원들이 혼선을 겪는 경우도 종종 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러분이 헷갈리는 일이 자주 있는 것 같다. 저는 이한구가 아니라 이완구”라고 했다.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인천 남갑)과 새정치연합 홍익표(서울 성동을), 홍영표(인천 부평을) 의원 의원실에는 이름이 헷갈려 정부 산하기관 직원들이 엄한 방에서 업무 관련 설명을 하다 “죄송하다”며 나오게 된 경우도 있다.

새누리당의 김정훈(부산 남갑)ㆍ김종훈(서울 강남을) 의원, 새정치연합 신경민 의원(서울 영등포을)과 새누리당 신경림 의원(비례대표), 새누리당의 서용교(부산 남을)ㆍ새정치연합 서영교(서울 중랑갑) 의원의 각 의원실에서도 “비슷한 이름 때문에 물건이 잘못 배달되거나, 잘못된 전화가 걸려오기도 한다”며 “종종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