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보복 여파 7월에도 수출 감소세

백색국가 제외땐 소재 수급 불안

정보통신·화학 등 직격탄 불가피

양국갈등 해소 기미 없어 더 우려

우리 수출이 7월에도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향후 수출 기상도에 일본의 경제 보복이 ‘대형 태풍’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1일로 일본 정부가 우리에 대해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지 한달째지만 양측간 소통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 정부의 ‘화이트 리스트(백색국가)’ 제외 조치가 초읽기에 들면서 양국간 갈등은 더 심각한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애초 정부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성장률을 수정할 정도의 사안이 아니라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규제가 장기화해 반도체 생산과 수출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 아베 정부는 지난달 1일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하고 사흘후인 4일 실행에 옮겼다. 이 여파로 지난달 대(對) 일본 수입은 전년 같은 달보다 9.4% 줄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대일 수입액은 41억6000만달러로 전년동월보다 9.4% 감소했다.

이는 일본이 지난달 4일부터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웨이퍼에 칠하는 감광액인 리지스트,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3개 품목에 대해 수출규제 조치를 개시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용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경우 올해 1∼5월 1296만달러 어치를 수입했는데 이 가운데 일본산이 93.7%에 달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계에서 모두 사용하는 리지스트는 같은 기간 수입액 1억1266만달러 가운데 91.9%가 일본산이었다.

여기에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다면 추가적인 소재와 부품의 수입이 어려워질 수 있어 올해 하반기 생산과 수출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규제 대상이 3개 품목에서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1100여개 품목으로 늘어나고 특히 전기차, 정보통신기술(ICT)과 대일 의존도가 높은 화학, 정밀기계 등의 업종의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반도체 수출(1267억 달러·약 148조원)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20.9%다. 이는 지난해 국내총생산(1893조원)의 약 7.8%에 달한다.

김규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진경제실장은 “생산에 하루라도 차질이 생기면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면서 “재고를 선제적으로 많이 비축했거나 다른 조달처를 찾으면 영향이 한정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성장률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고, 추가 제재가 현실화하지 않는다고 해도 위협이 있다는 것 자체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투자환경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데, 기업이 의사 결정할 때 장기적 불확실성이라는 요소가 생겨 전반적 거시변수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