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에서 황교안 법무장관에게 칭찬과 질책성 발언을 번갈아 써 이목을 끈다.

황교안 장관이 파산자의 원활한 재기를 위한 법제정비를 보고할 땐 박 대통령은 “정말 참 잘한 일”이라고 이례적으로 후한 점수를 줬고, 앞서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의 신병확보 문제에 대해선 실추된 검찰의 위상을 찾을 기회라며 법무부와 검찰의 심기일전을 주문한 것.

박 대통령은 황 장관이 파산자의 자격취득을 제한하는 법령 294개 가운데 32개를 개정키로 했다고 보고하자 “정말 참 잘한 일”이라며 “이러한 것이 바로 ‘비정상의 정상화’의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박근헤 대통령은 “파산에 따른 도덕적 해이를 막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파산자의 재기를 도와서 건실한 구성원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선진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는 파산자가 정상적인 경제인으로 신속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파산자에 대한 규제를 최소화하고 있다”면서 “반면에 우리나라는 파산자의 자격취득을 제한하는 법령이 294개나 되고 그것이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이 유지되고 있었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294개 법령 중에는 국가공무원 자격처럼 해당 자격이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경우도 있겠지만, 국가공무원법 등의 자격규제 규정을 기계적으로 사용한 것도 많았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번에 32개나 되는 법령 개정추진이 가능했던 것은 경제적 신용도와 무관한 직업에 대해서는 자격제한을 철폐한다는 자세로 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규제개혁도 이와 같은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가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규제를 유지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없는 경우에는 모두 철폐하겠다는 자세로 규제개혁에 임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선 법무부와 검찰을 좌불안석케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유병언 전 회장의 최측근 김혜경대표가 미국에서 체포된 것에 대해 “법무부와 검찰은 김씨가 속히 국내에 들어와서 대한민국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진실을 밝힐 기회를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어 “그렇게 해야 세월호의 오래된 실타래를 풀고 다시는 그런 기업이 횡행하는 일이 없게 될 것”이라며 “이번에는 반드시 유병언을 잡지 못해 실추된 검찰의 위상을 다시 찾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미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유 전 회장을 검거하겠다고 검ㆍ경이 대대적 작전을 펼친 걸 탐탁지 않게 보고 있음이 읽히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또 “사이버상의 국론을 분열시키고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성 발언이 도를 넘어서고 있어 사회의 분열을 가져오고 있다. 이런 상태를 더이상 방치한다면 국민들의 불안이 쌓이게 돼서 겉잡을 수 없게 된다”며 “법무부와 검찰이 이런 행위에 대해 철저히 밝혀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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