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글로벌 시대, 임금이 인재를 지구촌 곳곳에서 뽑고 싶은데, 한글이 능숙하지 못하고, 한자는 더더욱 문외한일수 밖에 없는 외국인들이 갓에 도포를 입고 칠언절구 과거시험을 본다면 숱한 백지답안을 앞에 둔 채점자는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자능력이 곧 한국인과 더불어 살기 위한 조건이 아닐진대….

그래서 남한산성 과거시험장에 임한 임금은 성(城)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외국인 응시생들에게 파격적인 제도개선안을 내놨다. 영어로도 과거시험을 보게 한 것이다.

그래서 외국인들도 한국의 벼슬길이 순탄하게 열렸다는 의미로 이번 과거시험의 이름은 ‘따논당상’이다.

현재 한양대 국제어학원에 재학중인 터키 국적의 여성응시자 베스티알파이는 남한산성의 아름다움을 영어와 한글로 잘 표현해 장원에 올랐다. 그녀는 남한산성이 지어진 목적과 국내 몇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한글로 척척 대답해 3차 관문까지 무난히 통과했다.

한국관광공사(사장 변추석)가 지난 20~21일 남한산성 문화관광사업단과 공동으로 진행한 외국인 대상 과거시험은 ‘남한산성 페스티벌’의 일환이었다.

국내 국제어학원 등을 대상으로 공고한 뒤 신청을 받아 50명을 걸러낸 다음 치러진 과거시험은 칠문칠답, 시 짓기, 부채에 그림 그리기 등의 체험행사 형식이었지만, 응시자들의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

이들은 성균관 유생들 처럼 ‘공부’를 마친 뒤엔 활쏘기를 하고 막걸리 마시기 등으로 방과후의 기쁨을 만끽했다. 제례의식 등 한국고유의 전통문화도 체험했다.

이번 행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남한산성의 국내외 인지도 확산을 위하여 기획되었다. 한국관광공사는 앞으로도 외국인과 외국인 관광객이 상시적으로 참가할 수 있는 문화체험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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