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대 영어교육과 홍선호 교수
우리나라 영어교육은 최근까지도 유창성 보다는 정확성에 초점을 맞춰왔다. 사전식 단어 암기와 언어형식 중심의 문법교육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영어과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학교 현장에서 도입하고자 오랫동안 노력하였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현실적으로 교육의 궁극적 목표 지점을 대학입학에 두고 있기 때문에 현장 교육이 자연스럽게 대입관련 평가에 기준을 두게 되고, 이런 점들이 쉽게 교육 현장의 변화를 크게 허락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그러나 1997년에 초등영어교육이 공교육에 도입되면서, 우리 영어교육의 긍정적 변화가 조금 일어났다. 비교적 대학입시와 먼 연령에서 영어를 배우는 것이 평가로부터 자유로웠고, 어린 학습자들에게 학업의 부담을 주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재미와 흥미를 갖도록 노래와 챈트, 이야기 및 활동에 기반한 의사소통 중심의 영어교육의 시작이 한국영어교육의 큰 변화를 준 것이다. 그러나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총 882시간밖에 되지 않는 공교육 현장의 부족한 영어수업시간과 고등학교 이후 대입 준비를 위한 수능을 비롯한 각종 내신 평가들이 이런 영어교육의 긍정적 변화의 연속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게 하였다.
이런 가운데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우리 앞에 다가온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해 우리 교육의 목표를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으로 삼고있다. 시대의 변화가 교육에 새로운 변화를 더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교육자로서 교육과정에 담은 이런 궁극적 목표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시험을 준비하는 교육이 아닌,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으로 어떻게 바꿀 것인가 깊이 생각하게 된다. 당연히 영어교육도 지식 축적의 시대에서 지식융합의 시대로 거기에 창의성을 더하는 시대로 변화해 나가야 한다. 정확성 위주의 영어교육에서 유창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는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언어는 배우는 과정에서 늘 완벽하지 않다. 듣고, 읽는 것이 완벽하지 않을지라도 그 상태에서 사고를 통해 말하고, 쓰는 영어사용의 기회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축적된 지식을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정리된 생각을 자유롭게 피력하고 나누는 능력을 키우는 것에 역점을 둬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영어 토론은 매우 훌륭한 영어사용 교육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여러 다양한 주제에 관련하여 읽고, 사고하고, 토론을 통해 외국어 능력을 키우는 것이야 말로 올바른 영어교육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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