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계좌 사모펀드 넉달간 20% 급감
신규설정된 공모펀드 6조원대로 털썩
[헤럴드경제=김나래 기자] 국내 펀드 시장이 극심한 침체기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불가 사태와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사모형 펀드(DLF) 대규모 손실 등 연이은 악재가 터지면서 사모시장이 크게 위축됐고, 공모펀드 역시 미·중 무역분쟁, 디플레이션 공포 등 대내외 악재로 시장 규모가 갈수록 줄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에 개설된 사모펀드 계좌가 지난 넉 달간 2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말 기준 은행 사모펀드 계좌 수는 4만5147개로 6월 말 대비 1만4368개(24.1%) 감소했다.
지난 3분기(9월말)기준 은행에서 판매된 사모펀드 잔고는 27조750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 대비 1조2064억원(4.2%) 줄었다. 은행 사모펀드 판매잔고가 분기 단위로 하락한 건 전문사모집합투자업이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뀐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10월말 기준 잔고는 26조6119억원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공모펀드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시장에선 대내외 변수가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면서 공모펀드 위축을 가져온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특히 신규 공모펀드 유입이 눈에 띄게 줄었다. 신규 설정된 공모펀드 규모(지난 13일 기준)는 6조9537억원으로 지난해(12조6124억원) 대비 44.86%(5조6587억원) 감소했다.
그동안 신규 공모펀드 설정액은 수년간 10조원대를 유지했다. 2016년 12조4949억원, 2017년 10조6196억원, 2018년 12조6124억원이었다. 세부적으로 지난해 국내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1조9010억원에 달했지만, 올해는 3분의 1 수준(6284억원)에 불과했다.
이 기간 국내채권형 펀드 설정 규모도 1조9621억원에서 1조1961억원으로 줄었다. 주식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펀드 설정액 역시 지난해 5조2715억원에서 1조780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펀드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당국의 규제와 투자심리 악화로 시장 위축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원회는 DLF사태 후속 조치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앞으로 은행에서는 고위험 사모펀드 판매가 제한되고, 헤지펀드의 일반투자자 최소투자 금액도 상향돼 펀드 유입자금이 감소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으로 설정액이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과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으로 인한 부진, 환매 중단 사태로 촉발된 메자닌 펀드 위기 등이 펀드시장에 악영향을 끼쳐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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