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도 잘하는 것도 없지만 야당이야말로 제대로 하는 게 뭐가 있나 하는 여론이 많다. 이런 분위기는 새해를 맞아 실시한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국민들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보는 눈은 더욱 싸늘해졌다. 편차가 일부 있지만 언론사 모든 여론조사에서 4월 총선의 프레임은 ‘정권 심판론’이 30%대인 반면 ‘야당심판론’은 50%대로 큰 격차를 보였다.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정부 여당에 힘을 실어줄 때란 여론이 정부의 실정을 바로잡기 위해 야당에 투표해야 한다는 답을 압도한 것이다.

지역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는 답변 역시 한국당을 선택하겠다는 의견보다 오차범위를 넘어 앞섰다. 정당투표도 민주당 선택이 한국당을 크게 앞섰다. 총선이 100여일 남았고, 변수가 앞으로 여럿 있겠지만 새해 여론의 흐름대로 라면 선거결과는 안 봐도 뻔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보다 한국당에 대한 지지율이 훨씬 낮고, 야당심판론이 비등하고 있는 것은 한국당이 건강한 보수세력으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2일 “한국당은 반드시 승리해서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겠다. 정상으로 되돌려 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론조사를 보면 황대표의 기대는 허망해 보이기까지 하다.

국민들이 한국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은 한국당이 스마트한 보수라기보다 수구보수 세력이란 느낌이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총선의 핵심변수라 할 수 있는 인재영입과 물갈이만 봐도 그렇다. 민주당이 스토리를 앞세운 인재영입으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반면, 한국당은 ‘삼청교육대 운운’했던 인물 영입에 나섰던 점이 두 당의 현재를 상징한다. 당이 이렇게 된 마당에 불출마를 선언하는 의원은 가뭄에 콩 나듯 하다. 선거법 개정으로 18세 유권자 50만명이 새로 유입됐지만, 2030세대의 한국당 지지율을 보면 한국당이 더욱 불리한 국면이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아야 하고, 정치 역시 좌우 균형이 어느 정도 맞아야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전제가 있다. 건강한 진보와 보수가 나라의 지금과 앞날을 놓고 경쟁할 때만 가능하다. 지금처럼 제1야당이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한쪽으로 기울어진 나라는 미래가 없다는 식의 기계적인 균형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새해 민심을 겸허하게 살펴보지 않는다면, 한국당의 앞날은 기대할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