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에 핸들러 이탈 우려
“졸속행정 처리로 세금 낭비” 지적
경찰이 혈세 136억원을 들여 지은 새 경찰견종합훈련센터(이하 센터)가 무용지물로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운영 인력은 물론, 직원 관사 같은 필수 시설도 확보되지 않아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게 내부의 판단이다. 열악한 근무 환경 탓에 경찰견 핸들러(관리자) 이탈 우려까지 제기된다. 졸속으로 이뤄진 시설 설계와 후속 처리 탓에 세금이 낭비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인재개발원(이하 개발원)은 최근 산하 센터의 신축 건물 이전을 사실상 무기한 보류했다. 지난해 12월 18일 이 건물의 준공 검사가 완료된 것을 고려하면, 한 달째 새 건물이 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대전시 유성구 세동 일대에 3만3000㎡(부지 약 1만평) 규모로 조성된 새 센터는 행정동, 훈련동, 견사 2개 동을 포함한 ‘초대형 경찰시설’이다.
경찰은 ‘특수 목적견을 본격적으로 번식·훈련해 전국 경찰에 지원하고, 유능한 경찰견 핸들러를 양성하겠다’며 2009년 10월 관련 사업에 착수했지만, 주민 항의 등 온갖 잡음 끝에 2018년 4월에야 새 센터를 착공할 수 있었다. 약 10년 동안 새 센터 부지 선정과 타당성 검토가 이뤄진 셈이다.
문제는 경찰이 오랜 기간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정작 필수 시설과 인력 확보는 등한시해 새 센터의 ‘빈 집화’를 자초했다는 점이다. 개발원의 검토를 살펴보면 현재 새 센터는 인력 부족 탓에 교육생 관리를 위한 당직 근무조차 편성할 수 없는 상태다. 경찰은 당초 경찰관, 수의사 등 13명을 증원(현 정원 13명)해 총 26명으로 새 센터를 운영키로 했지만, 실제 나온 충원안은 단 3명에 불과했다.
교육생과 직원의 ‘밥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역시 인력이 문제다. “담당 주무관 1명 정원을 증원해 자체적으로 식당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하지만, (새 센터에는)식당 시설만 있고 운영 인력은 없다”는 것이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까운 곳에 대전지방경찰청 경찰특공대가 있지만, 새 센터까지 식사를 제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가까운 민간 식당마저 5㎞ 이상 떨어져 있어 밥을 사 먹기도 어렵다.
새 센터에 관사가 없고, 출퇴근이 어려운 탓에 경찰견 핸들러의 ‘이탈’ 조짐마저 포착된다. 실제 새 센터에서 개발원 관사까지 거리는 약 90㎞에 이른다. 대중교통 수단도 없다. 이 관계자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관사 설치 계획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기존 경찰견 핸들러들 사이에서 이탈 조짐이 보여 인사, 수당 등 유능한 핸들러 확보를 위한 유인책 마련을 건의한 상태”라고 했다. 결국 막대한 돈과 시간을 들여놓고도 ‘정예 경찰견 육성’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헤럴드경제는 해당 문제점들과 관련해 센터 관계자에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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