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위험 낮추는데 효과
실물경제 회복이 더 중요
한계기업 ‘기생’은 막아야
국민에 현금 지급도 필요
[헤럴드경제=홍태화·박자연 기자] 100조원이 넘는 긴급자금이 시장에 뿌려지는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와 관련 전문가들은 25일 1997년 외환위기 때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했다. 실물경제가 무너지면서 기업이 도산하고 이어 금융사로까지 타격을 전이되는 외환위기식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란 것이다.
재정정책 등 대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충고도 이어졌다. 취약층에 대한 직접 현금지원 등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기업들이 쓰러지기 직전이기 때문에 유동성 위기를 풀어줄 필요가 있고, 이것은 과거 외환위기 때 실물경제 위기가 금융사로 전파되는 것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라도 필요한 조치”라며 “기업이 일단 ‘죽지는 않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금융연구원도 앞서 ‘코로나19 관련 은행권의 영향 및 과제’ 보고서를 통해 경제시스템 붕괴를 예방하기 위해선 산업 가치사슬에 속한 중소·중견 기업들의 흑자도산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도산이 없도록 우선 지원하고, 정리가 필요하다면 실물시장이 안정화된 뒤 재평가하자는 것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김진성 우리금융연구소 본부장 등 전문가들도 한 목소리로 이번 대책이 당장 급한 불을 끄는데 도움이 된다는 데에는 동의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금융지원과 함께 재정정책이 동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위기가 실물경제의 위기라는 이유에서다.
강경훈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 때는 미국과 한국이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더니 해결됐다”며 “ 지금은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실물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에 더 복잡하고 두려운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금융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통화 스와프도 약발이 안 나온다”며 “결국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려면 금융정책만으로는 부족하고 재정정책이 나와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100조 금융지원으로 기업 신용경색은 풀 수 있겠지만 일시적이고 오랜 시간 갈 수 없다”며 “성장가능성 높은 기업 생태계에 영양분을 주는 식으로 재정을 집행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기업 부도를 막는 것 자체가 재정정책 목표가 돼선 안되고 ‘좀비기업’은 쳐낼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피해지역과 저소득자 등 취약계층 국민에게 현금을 직접지원하자는 적극적인 의견도 나왔다. 성태윤 교수는 “재정지출 100만원과 금융지원 100만원은 의미와 효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어려움에 빠진 개인에게 직접적으로 의미있는 액수를 지원하는 게 소비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제안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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